[지자체 '기업유치' 발벗고 뛴다] (8) 충남 '스피드 행정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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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천안공단에서 준공식을 하고 가동에 들어간 첨단자동차 부품업체인 STF.
일본 유수의 전기회사인 후루카와 덴코와 도요타 부품회사인 도카이 리카, 그리고 한국의 신창전기 합작법인인 이 회사가 천안외국인 전용공단 입주를 결정한 것은 지난해 4월이었다.
이 공장의 유치는 충청남도와 천안시의 8개 과 공무원들이 불철주야로 뛰어다니며 통상 40여일 정도는 족히 걸리는 공장설립 인ㆍ허가절차를 불과 5일만에 끝내준 덕분이었다.
STF측은 촉박한 생산일정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일처리가 안되면 다른 지역으로 가겠다는 입장이었다.
"다른 지역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공무원들이 인ㆍ허가 서류를 대신 들고 뛰었습니다. 덕분에 도청이 생긴후 가장 짧은 기간에 공장을 착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승권 충남도 서울통상사무소 투자유치팀장은 "예전같으면 공무원 생리상 생각도 할수없었지만 중국으로 공장들이 빠져나가고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못구해 전전긍긍하는 상황에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투자기업들이 원하는 일이면 뭐든 마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충남 연기군에 자리잡은 한ㆍ일 합작업체인 코리아오토글라스. 충청남도는 지난 2000년 11월말 투자유치협상을 하면서 연말까지 공장전체를 외국인 투자지역으로 지정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일이 빨리 진행되지 않자 일본측은 철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충청남도는 한국측 파트너인 금강고려화학과 함께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중앙정부에 '읍소' 작전을 편 끝에 38일만에 외국인투자지역 지정을 끝마쳤다.
규정대로 처리한다면 지정계획서 작성에서 지정고시까지 80여일이 걸리는 일이었다.
덴소풍성 홍성공장의 케이스도 '스피드 서비스 행정'의 성과품이다.
충청남도는 하루라도 빨리 생산설비를 갖추어야 하는 덴소풍성의 요구에 맞춰 주기위해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공영개발을 포기하고 민간전문단지로 발빠르게 전환, 공장유치에 성공했다.
홍성군도 촉박한 공정때문에 야간작업이 불가피해지자 심야회의를 열어 그 다음날 곧바로 가로등 설치공사에 나서는 등 공장의 조기완공을 측면 지원했다.
심대평 충남지사는 "한국인의 단점인 '빨리빨리' 문화를 장점으로 승화시켜 거둔 일련의 성과였다"고 소개했다.
심 지사는 또 "기업인들에게 시간은 곧 돈"이라며 "각 시ㆍ도마다 엇비슷한 지원책으로 승부하기는 어려운 만큼 '시간단축'에 초점을 맞추고 시간을 절약해 주는 일이라면 과거 관행은 과감하게 깨버린게 기업인들에게 크게 관심을 끌었다"고 설명했다.
초스피드 행정서비스는 지난해 6월 국내 단일기업 해외 투자유치 사상 최대 규모(7억7천5백만달러)인 프랑스 화학회사 아토피나의 투자(삼성종합화학 합작투자)를 유치하게 된 밑거름이 됐다.
당시 중국과 한국을 놓고 저울질하던 아토피나의 한국과 삼성에 대한 투자신뢰를 높이기 위해 행정서비스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잇따른 대형 기업유치 성과를 올린 배경에는 차별화된 투자유치 시스템이 있다.
충청남도는 전문화된 9명의 투자유치팀을 비롯 뉴욕 상하이 구마모토 등에 파견된 6명의 주재관과 각각 7명씩의 투자유치 자문위원과 투자유치위원, 77명의 해외협력위원을 두고 있다.
최근에는 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중국기업 유치를 위해 8명으로 구성된 중국지원팀을 별도로 만들고 4명의 외국국적 공무원을 채용하기도 했다.
또 지난 2월 경제통상국장이 총괄지휘하는 외국인투자기업 노사전담반을 구성,특별관리하기로 했다.
도청 공무원들이 직접 나서 무분규 선언식을 주선하고 분규가 일어나면 중재단을 구성하는 등 발벗고 나서서 해결하고 있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