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긴 터널을 빠져나오고 중국은 고속도로를 질주하는데 한국은 컴컴한 터널로 들어서고 있다." 현명관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29일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우리나라 경제가 처한 어려운 상황을 고속도로와 터널에 비유하면서 정부와 노조에 강도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현 부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과 30대 주요 그룹 투자담당 임원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우리는 선배들 덕에 살았고 중국에서도 큰소리치며 대접받았지만 후손들은 중국에서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한ㆍ일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계기로 최근 일본 부품ㆍ소재기업의 대한(對韓) 투자를 요청한 적이 있는데 그들이 한국의 노사문제와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투자애로 요인으로 꼽았다"고 말했다. 현 부회장은 "출자총액제한제도는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라며 "기업에 투자나 출자를 못하게 하면 나가서 뭘 갖고 싸우란 말이냐"고 되물었다. 이어 "지난해 일본 도요타는 20조원의 이익을 내면서도 임금을 동결키로 했다"며 "그런데 우리 노조는 통일기여 비용을 회사측이 부담하게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정규직 임금은 그대로 둔 채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하려 한다"고 노조를 비난했다. 그는 "기업 애로를 패키지로 묶어서 풀어야 하고 특별세액공제나 법인세 인하 등은 한물간 정책"이라며 "산자부는 기업의 친정이어서 다른 부처와 얘기할 때와는 달리 속내를 드러내고 얘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