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통일 후에도 미군이 주둔해야 한다"고 설득하자 "북한에 대한공격을 포기한다면 통일 후에 미군이 주둔해도 좋다"며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김 전대통령이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26일짜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회견에서 한.미정상회담과 관련된 두가지 비화를 소개했다.


먼저 클린턴 정권 당시 북.미접근이 이뤄진 배경.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000년 6월부터 연말에 걸쳐 조명록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미국을 방문하고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이 북한을 방문하는 등 북.미간 대화가 활발히 이뤄졌다.


김 전 대통령에 따르면 미.북간의 대화가 이뤄진 것은자신이 남북정상회담에서 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의향을 클린턴 대통령에게 전화로 직접 전달한 것이 계기가 됐다.


김 전 대통령이 "한반도 통일 후에도 미군이 주둔해야 한다"고 강조하자 김정일국방위원장은 "북한에 대한 공격을 포기한다면 통일 후에 미군이 주둔해도 좋다"고선선히 받아들였으며 이를 클린턴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이 계기가 돼 북.미대화가활발해 졌다는 것. 미국이 햇볕정책을 지지하게 된 것도 김 전 대통령의 설득이 배경이었다.


2002년 2월 부시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김 전 대통령은 "좋다고 대화하고 싫다고 대화하지 않는 외교원칙은 없다"면서 레이건 정권이 당시 소련을 `악마의제국'이라고 비판하면서도 대화한 사례를 끄집어 내 북한과의 대화를 설득했다.


부시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이 끝난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레이건 정권의 대소(對蘇)정책을 예로 들면서 북한과 대화하기 위해 한국과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도쿄=연합뉴스) 이해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