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은 알-카에다 조직원 등에 대한 재판에서의 차질 등 전장 뿐아니라 법정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독일에서 9.11 테러와 관련해 현재까지 세계에서유일하게 유죄판결을 받았던 용의자에 대해 재판명령이 내려진 것이 꼽힌다. 또 발리 테러와 관련된 인도네시아 성직자에 대한 재판과 9.11테러와 관련해 미국에서 유일하게 기소된 자카리아스 무사위에 대한 재판도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법정에서 벌어지는 테러와의 전쟁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미국이 구금하고 있는 증인들이 법정증언에 나서는 것을 꺼리고 있는 것과 함께 각국간 수사정보공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난 주 202명이 희생된 스페인 마드리드 연쇄테러는 당국이 테러범들을법정에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동안에도 테러범들은 여전히 성공적으로 테러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에 옮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스페인 당국은 마드리드 테러의 핵심 용의자중 한명인 자말 조우감을 알-카에다공작원으로 지목하고 2001년이후 지속적으로 감시해왔으며 심지어 그의 아파트를 한차례 수색하기도 했으나 그를 기소하지 못했다. 조우감은 이번 테러 이후 체포됐다. 9.11 테러범들을 도운 혐의로 독일 당국에 의해 기소돼 1심에서 15년형을 선고받은 무니에르 모타사덱에 대한 재심명령은 국제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데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 제인스 테러.폭동센터의 리처드 에번스 편집자는 "미국과 동맹국간등 국가들간의 정보협력은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으나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독일 연방형사법원은 무니에르 무타사덱의 재심을 허용하면서 람지 비날시브에대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비날시브는 9.11테러를 자행한 모하메드 아타 등을 포함한 함부르크조직과 접촉한 핵심 알-카에다 요원으로 미 당국에 의해 모처에구금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재판부는 "비밀을 유지해야하는 당국의 요구가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미 당국은 앞서 독일 정보기관에 비날시브에 대한 신문자료 복사본을 보내기는했으나 법정에서 사용돼서는 안된다는 단서를 달았었다. 미국에서는 무사위와 관련된 재판도 법무부가 비날시브에 대한 법정증언을 허용하지 않기로 함으로써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레오니 브링키머 미 연방지법 판사는 비날시브가 법원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무사위가 9.11테러와 연관이 있다는 어떤 증거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동시에 사형구형도 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결정했다. 미 검찰은 이에 대해 미국의 국가안보가 무사위의 증언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보다 앞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이 비날시브와 같은 요원들의 외부접촉을 차단하는 이유중에 하나는아직 도주중인 알-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 등 주요 용의자들이 입을 열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추측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에서 알-카에다와 연계된 무장 이슬람단체인 `제마 이슬라미야(JI)'의 지도자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아부 바카르 바시르의 재판에서도 증인출석이 문제가 됐다. 바시르는 발리 테러와 같은 JI의 테러혐의로 기소되지는 않았지만 반역과 서류위조, 불법출입국 혐의 등으로 기소돼 4년형을 받았으나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체포된 핵심요원 3명에 대한 신문이 비디오로만 이뤄지는 바람에 법원이 이들의 진술을 모두 무효화했으며 미국도 구금중인 한 증인의 증언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바시르는 3년형으로 감형됐으며 대법원은 지난 18일 다시 그의 형량을 다시 18개월로 줄임으로써 그는 다음달 석방될 예정이다. (베를린 AP=연합뉴스)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