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가결이후 각종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지율 급락 현상이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나자 양당에 초비상이걸렸다. 물론 각당 모두 어느 정도 역풍을 예견하긴 했지만 탄핵가결 6일째인 17일에도여론의 반전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어 고심을 더해주고 있다. 양당 지도부는 일단 성난 민심이 가라앉을 이번 주말을 최대 고비로 보고 당이전면적 쇄신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탄핵의 불가피성을 홍보하는데 주력하는 방안에 그나마 기대를 갖고 있다. ◇한나라당 = 최병렬(崔秉烈) 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민이 탄핵소추안의 처리과정을 보고 많이 언짢았던 것 같다. 그러나 주말이 고비로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탄핵안 가결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만큼 충격파가 쉽게 가라앉기는어려울 것이라는 게 일반적 인식이다.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가부장적인 한국사회에서는 아직도 대통령을 아버지로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아버지를 쫓아낸다고 감정이 격해진 것 아니냐"며 "시간이문제"라고 말했다. 상황 인식이 이런 만큼 지도부도 뾰족한 지지 반전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대통령 권한대행인 고 건(高 建) 총리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면서 여론추이를 지켜보며 탄핵의 불가피성을 홍보하고, 23일 실시되는 임시전당대회를 위기반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생각이다. 강금실(康錦實) 법무장관과 허성관(許成寬) 행자장관의 현안 언급에 급제동을걸고 나온 것도 고 대행에 대한 측면지원 성격이 있다. 윤여준(尹汝雋) 여의도연구소장은 "내주 전당대회때면 고 대행 체제에서도 국정이 잘 운영된다는 점을 국민들이 확인하면서 감정적인 여론도 진정국면에 들어갈 수있을 것"이라며 "당이 얼마나 변화되느냐에 당의 명운이 결정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탄핵안 처리를 지휘한 지도부 퇴진론도 나오고 있다. 김문 수(金文洙) 의원은 "이런 점을 예상치 못하고 탄핵안을 처리한 지도부에 전반적으로문제가 있는 만큼 현 지도부는 퇴진하고 새로 지어야 한다"고 했다. 또 안상수(安商守) 의원은 노 대통령의 사과를 전제로 한 탄핵안 철회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주일후면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가 선출되는 만큼 이런 주장들이 당장구체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편 홍일화(洪一和) 부대변인은 지난 14일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탄핵안 처리를 "민심에 칼을 박은 정치반란"이라고 비난하고 나선것과 관련, 논평을 내고 "친노 세력에게 힘을 실어줘 사회혼란을 부추기려는 의도가 명백하다"고 비난하는 등 보수세력의 결집도 시도했다. ◇민주당 = 탄핵소추 이후 지지도 하락과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의 탈당 도미노가이어지는 등 한나라당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 민주당은 탄핵에 대한 국민의 막연한 불안감이 위기를 악화시킨다고 판단하고불안감 확산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최근 국민들의 격앙된 여론이 점차 호전되는 추세라고 보고 탄핵소추의 정당성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지도부는 지난 15일 최명헌(崔明憲) 상임고문과 장재식(張在植) 상임중앙위원등 지도부들을 전국 시도지부에 파견한데 이어 16일에는 서울지역 확대당직자회의를열고 홍보전을 펼쳤다. 또한 `민주당은 왜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할 수 밖에 없었는가'라는 제목의 55페이지 분량의 소책자 1만부를 지구당에 내려보내 일선 당직자들을 상대로 탄핵소추의불가피성을 설명하고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등 사태를 수습히고 있다. 이와 함께 조순형(趙舜衡) 대표도 17일 경제5단체장및 이헌재(李憲宰) 경제부총리를 잇따라 만나 정치권이 민생안정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 고일환기자 choinal@yonhapnews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