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로 무너진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WTC) 터에 건축되는 `프리덤 타워'는 높이에서 뿐만 아니라 안전도에서도 세계 최고의 빌딩이 될 전망이다. 뉴욕 타임스는 14일 `프리덤 타워'의 건설에 참여하는 엔지니어들과 건축사들이 온갖 재해 상황을 가상한 시뮬레이션을 거듭하면서 최악의 경우에도 입주자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관련 시설물 설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밝혔다. 미국 독립의 해를 상징하는 1천776피트(약 533m)의 `프리덤 타워'는 70층까지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이 되고 그 이상은 그물 모양의 개방공간과 첨탑이 설치될 예정이다. 타임스가 밝힌 `프리덤 타워'의 구체적인 안전설계 내역에 따르면 엘리베이터 통로와 계단통로가 될 중심부는 사람이 입주하는 70층보다 수십 m 더 높게 올가간다. 이 중심부의 꼭대기에서 입주공간의 각 가장자리까지는 케이블로 촘촘히 연결돼 어느 한 부분이 파손되더라도 나머지 부분은 중심과 가장자리의 연결구조가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프리덤 타워'의 초기 설계에 참여했던 건축 구조물 엔지니어 가이 노덴슨 씨는는 설계대로라면 건물 일부분이 파손되더라도 이 부분은 중심부에 "매달려" 있을 수있어 건물 전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노덴슨씨는 "이 구조물은 어떤 재해시나리오에서도 견딜 수 있다"면서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 이같은 케이블 구조는 건물에 충돌하는 항공기를 조각나게 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프리덤 타워'의 중앙 계단은 콘크리트로 만들어져 건식(乾式) 벽체로 이뤄진 WTC에 비해 유사시 무너지지 않고 견딜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9.11 당시 WTC의피랍 비행기 충돌 지점 위쪽에 있었던 1천명 이상의 생존자들은 계단이 무너지는 바람에 대피할 수 없어 결국 모두 목숨을 잃고 말았다. `프리덤 타워'는 비상계단도 건축법규가 규정하고 있는 두 개 이외에 한 개를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비상시에는 두개의 비상계단을 통해 입주자들이 대피하는사이에 구조요원들은 추 가 비상계단을 통해 신속히 투입될 수 있다. 건축업계 관계자들은 계단을 한군데 더 설치하면 한 층에 약 10㎡씩 공간을 잃게 되는 셈이어서상업용 건물에서 비상계단의 추가설치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 뿐만 아니라 비상계단의 폭이나 층계참 (층계 중간의 조금 넓은 공간)의 넓이, 건물 내 전등을 위한 비상전력, 난간의 야광페인트 처리, 환기시설 등을 관계규정보다 훨씬 강화할 예정이다. 이밖에 건물 내부에도 안테나와 무선신호 증폭시설을설치해 구조요원들이 교신할 수 있도록 했다. 뉴욕 타임스는 일반적으로 고층 빌딩의 설계자들은 안전에 과민할 정도로 신경을 쓰지만 `프리덤 타워'의 경우 만약의 사태에 대한 대비가 너무나 광범위해 기존건축업계의 기준이 느슨해보일 정도라고 평가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