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로 다가온 SK㈜ 정기주주총회에서 최태원 회장측이 2대주주인 소버린자산운용보다 많은 의결권을 확보,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국내 대부분 기관투자가들이 SK㈜ 지지 의사를 내보이고 있는 반면 외국인과 소액주주들은 어느 한쪽을 편들기보다 양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때마침 SK 계열사 노조로 구성된 SK그룹 노동조합총연합이 10일 소버린에 적대적 기업인수합병(M&A)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회사측에 힘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소버린은 궁극적으로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표대결 일단 SK 유리 SK㈜측 의결권 지분(자사주 제외)은 채권단,국내외 제휴·거래업체와 지지 의사를 공시한 35개 기관 등을 합쳐 37.43%에 이른다. 반면 소버린은 템플턴 헤르메스 등 우호지분을 합쳐도 20.76%에 그치고 있다. SK㈜측과는 17%의 차이가 난다. 승부를 가를 나머지 국내법인 외국인 개인 등의 지분은 41.80%. 그러나 국내법인 대부분이 SK㈜를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2.49%) 국민은행(1.86) 등 은행들은 채권단과 같은 입장이며 국민연금(3.59%)도 곧 지지의견을 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외국인 지분과 소액주주 지분은 양분될 것으로 보인다. SK 고위관계자는 "흔히 22.46%에 달하는 기타 외국인 지분의 대다수가 소버린을 지지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최근 외국인 주주들을 만나본 결과 상당수가 SK를 지지했다"며 승리를 낙관하고 있다. 10일 한국경제연구원 포럼에 참석한 참여연대 장하성 교수(고려대)는 "민감하게 양측 우호지분을 카운트하고 있으나 근소한 차이로 최태원 회장측이 이길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물론 소버린측도 우세를 주장하고 있다. 제임스 피터 대표이사는 "국내외 주주를 만나본 결과 다수가 우리를 이해했다"며 승리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소버린 장기전에 나설 듯 소버린은 이번 주총에서 패하더라도 내년 주총을 겨냥한 장기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처음부터 이를 노렸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정관개정을 위해서는 3분의 2 이상이라는 특별결의가 필요하고 최 회장측이 확보한 지분이 37%에 달해 이를 부결시킬 수 있다는 점을 잘 알면서도 소버린은 집중투표제,이사 임기 1년으로 축소 등 정관개정을 주장했다. M&A 재료를 유지하면서 SK㈜의 주가를 더욱 높이려는 의도도 포함됐을 수 있다. 장 교수는 "소버린이 경영권 분쟁을 장기화시켜 이익을 얻으려 한다는 의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소버린은 "정기주총 이후 임시주총을 요구할 생각은 없다"고 밝힌 만큼 일단 내년 주총에 모든 힘을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SK㈜의 외국인 지분율이 55%까지 높아진 상황이어서 이들을 우호지분으로 끌어들이는 데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SK "투명경영 본격 시동" SK측은 주총 이후 '달라진 SK'를 보여 국내외 주주들의 지지를 이끌어낸다는 구상이다. 올해 투명경영의 성과를 거둬야 내년 주총에서도 소버린을 누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SK는 이달 중 그룹차원의 인사를 실시하는 등 조직개편과 함께 독립적인 이사회 운영 등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