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39·원주 TG삼보)가 30년간 정들었던 농구코트를 떠난다. 현역 최고참 농구선수인 허재는 8일 오후 서울 논현동 소재 KBL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시즌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재는 이날 은퇴를 선언했지만 소속팀 원주 TG 삼보가 정규경기 1위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함에 따라 챔피언결정전까지 현역 유니폼을 입고 뛸 계획이며 구단과 협의를 거쳐 5월께 가족들과 미국 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허재를 떠나보내는 원주 TG 삼보는 그의 등번호인 9번을 영구결번으로 공시하고 조만간 은퇴경기도 마련할 계획이다. 상명초등학교 4학년때 처음 농구 공을 잡은 허재는 용산중고교와 중앙대를 거치면서 농구천재로 두각을 나타냈고 88년 실업팀 기아자동차에 입단한 뒤에는 농구대잔치를 휩쓸면서 세차례 최우수선수(MVP)로 뽑히는 등 국내 최고의 농구스타가 됐다. 지난 97년에는 KBL이 출범하자 33살의 늦깎이로 프로에 뛰어든 뒤 이듬해인 97,98시즌 기아를 플레이오프 정상으로 이끌면서 MVP로 선정돼 또 한번 전성기를 구가했다. 98년 TG 삼보로 이적한 허재는 지난 시즌 후배들과 더불어 다시 한번 챔피언컵을 품에 안았고 불혹의 나이에 이른 올 시즌에도 풍부한 경험으로 후배들을 리드하며 정규리그 우승의 감격까지 누렸다. 프로농구 통산 8시즌 동안 4천5백24점,1천1백48리바운드,1천5백72어시스트,5백8스틸의 성적을 남기고 유니폼을 벗게 된 허재는 미국 연수를 마친 뒤 지도자로 팬들과 다시 만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