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서 7일 치러진 총선거에서 집권 사회당(PASOK)이 보수주의 노선의 야당인 신(新)민주당(ND)에게 패배, 10년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지게 됐다. 46% 이상의 개표가 이뤄진 상황에서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당수가 이끄는 신민주당은 46.9%의 지지율을 얻어 40.4%를 득표한 사회당을 누르고 승리했다. 총리 당선자가 된 카라만리스(47) 당수는 총선 승리를 자축하며 "대단한 영광이며 한편으로 커다란 의무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히면서 "하계 올림픽을 가장 안전하고 최상의 대회로 치러내 그리스의 현대적 면모를 과시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사회당의 게오르게 파판드레우(51) 당수는 투표종료 후 발표된 출구조사결과가 확연한 열세로 나타나자 곧 바로 성명을 내고 총선 패배를 인정했다. 그리스에서는 총선 투표에 승리한 정당이 4년 임기에 정원 300석인 의회에 다수의석을 확보하도록 돼 있으며, 군소정당의 경우 총 유효투표의 3% 이상을 얻어야 의석이 할당된다. 4년전 선거에서 1%의 지지율 우위로 재집권했던 사회당은 당시 158석을 차지했고 신민주당은 125석에 그쳤으나, 이번 선거의 중간개표 결과로 추정해 볼 때 의석분포는 신민주당 170석, 사회당 120석으로 판세가 완전히 뒤바뀔 것으로 보인다. 또 사회당에 이어 공산당(KEE)이 5.2%를 득표, 3위로 원내 진출에 성공했으며,공산당의 전신인 좌파연합은 2.7% 득표에 그쳐 원내진출에 실패했다. 외국인 차별을내세운 극우정당인 라오스(LAOS) 역시 저조한 지지율로 원내진출에 성공하지 못했다. 사회당은 지난 1981년 집권한 이후 1990-93년 신민주당에게 잠시 정권을 내준이후 계속 권력을 유지해왔으나 부패와 비효율, 정치적 독선, 경제난, 10%에 달하는높은 실업률 등으로 인해 지지율 하락을 거듭, 일찌감치 이번 선거에서 패배가 예상돼 왔다. 이 때문에 사회당 지도부는 지난달 사회당을 창당한 거물 정치인 파판드레우전총리의 아들이자 외무장관을 지낸 게오르게 파판드레우를 당수로 추대, 분위기쇄신을 꾀했으나 결과는 실패로 끝났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신민주당에게는 경제회생과 함께 분단상태로 통일을 모색중인 키프로스 문제, 특히 오는 8월13-29일 치러지는 아테네 하계올림픽 준비가 최대의 당면과제다. 현재 메인스타디움 공사를 포함해 전반적인 대회개최 준비 일정이 차질을 빚고있으며 특히 테러에 대비한 치안확보에 8억달러라는 막대한 예산을 조달해야만 하는것도 신민주당의 큰 숙제다. 카라만리스 신민주당 당수는 올림픽 개최준비의 핵심인사들, 특히 보안분야의 책임자들을 교체하지 않고 그대로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라만리스 당수는 이와 함께 작은 정부와 낮은 세금, 관료주의 철폐, 교육.사회복지 기금 확충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총선에서 패배한 사회당의 지지기반인 노조의 반발과 그에 따른 노사분규 발생 가능성이 우려되는 것도 현실이다. 한편 이번 그리스 총선에서 보수정당이 승리함으로써 유럽 전역의 역력한 보수화 흐름을 재확인시켜줬다. 이미 포르투갈과 이탈리아에서 보수당이 집권해 있으며 7일 치러진 오스트리아지방선거에서 외르크 하이더가 이끄는 극우정당이 승리한데다 오는 14일 치러지는스페인 선거에서도 보수정당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다. (아테네 AP.AFP=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