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한국의 금융시장을 장악한 상태에서손쉽게 많은 이익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대적으로 선진 투자기법을 잘 모르고 종합적인 정보 분석 능력도 떨어지는 내국인들은 손해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은 실정이다. 8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증권거래소 등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국내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 등을 제치고 주식시장, 선물.옵션시장, 외환시장 등을 홀로 주도하면서 떼돈을 벌고 있으며 채권시장에서도 `누워서 떡먹기' 식으로 이익을 챙기고 있다. 증권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작년 5월부터 우량 주식에 대한 공격적인 매수에 돌입해 이달 4일까지 순매수액이 23조774억원에 이르렀고 덕분에 종합주가지수는22개월 만에 900선을 회복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경우 주가가 30만7천원에서 56만9천원으로 26만2천원이나뛰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51.1%에서 59.7%로 올랐고 주가 상승에 따르는이익이 대거 외국인에게 돌아간 셈이다. 외국인 독식과 해당 주가 급등은 SK텔레콤, 국민은행, LG전자 등 국내 우량주들에서 일제히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들 우량주의 경우 외국인과 대주주의 지분을 제외하면 유통 물량이 거의없어 일반 투자자는 뒤늦게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형편이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작년 5월부터 이달 4일까지 거래소시장에서 개인들은 9조9천715억원, 기관은 12조7천766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고 말하고 "외국인들이 우량주식을 통해 돈을 벌고 있는 상황에서 내국인들은 별다른 차익을 챙기지 못했다"고강조했다. 또 지난해 KOSPI 200 선물.옵션시장에서 외국인들은 3천291억원의 이익을 올렸으나 개인투자자는 3천589억원의 손실을 봤다. 특히 옵션시장에서는 개인의 손실이3천466억원에 이르렀다. 외국인들은 차익거래 등 다양한 기법을 통해 이익을 챙겼으나 개인들은 역부족이었다고 금융감독원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작년 외환시장에서 외국은행 국내지점들의 하루 평균 거래액은 55억5천만달러로 전년보다 19.0%가 늘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4.4%에 달했다. 외환시장이 사실상 외국인의 수중에 들어간 셈이다. 특히 외환 파생상품 시장에서 국내 은행들의 거래액은 전년보다 16.8% 증가에머물렀으나 외은 지점 거래액은 무려 103.7%가 급증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외국은행은 투자은행이기 때문에 외환시장에서 직접 투자해돈을 벌고 있다"고 전하고 "그러나 국내 은행들은 상업은행인 탓으로 중개나 환 위험 회피 차원의 거래에 그치다 보니 당연히 외국인들에게 주도권을 빼앗기고 있으며이런 현상은 올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외국인들은 지난 1월16일부터 2월12일까지 채권시장에서 1조3천112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이익을 챙겼다. 외국인들은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 대한 정부 규제로 원/달러 선물환 환율이 떨어지자 외국에서 낮은 금리로 달러를 조달해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통화안정증권에 투자하는 무위험 차익거래 방식으로 쉽게 돈을 벌었다. 한국은행은 선물환율 하락으로 인해 현물환율과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환위험 예방 비용이 줄기 때문에 무위험 차익거래가 가능해졌으며 이런 현상은 언제든지 다시나타날 수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