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삼성증권 전 사장이 7일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추천되는 `파격' 인사가 단행되자 은행권 전체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각 은행은 증권사 사장 출신의 젊고 참신한 인물이 국내 2위 은행의 수장으로오면 은행권이 전례 없는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것이라는 판단 아래 `황영기 태풍'이 미칠 영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표정이다. 특히 이번 인선이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평소 구상인 `금융권 새판 짜기'와 관련돼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오면서 은행들이 느끼는 긴장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국민銀, `리딩뱅크 경쟁' 긴장 황 전 사장의 회장 후보 추천에 가장 큰 경계감을 표시하는 은행은 단연 국민은행[060000]이다. 자산 230조원의 초대형 은행으로 국내 선도 은행을 자임하고 있는 국민은행으로서는 새로운 경영 감각의 최고경영자(CEO)를 맞은 우리금융지주의 심각한 도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은행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경영 능력이 출중한 황씨가 우리금융의 회장이 되면 은행권 전체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과당경쟁 양상에서 벗어나 국민은행과 좋은 경쟁 상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황 후보가 금리 결정을 비롯한 각종 현안에서 은행권을 주도하고 있는 김정태 국민은행장에 대한 `대항마'로 부상해 선도 은행 경쟁을 촉발할 것으로점치고 있다. 이와 함께 은행권이 주목하는 점은 황 후보 발탁이 `금융 빅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다. 씨티은행 등 외국 자본 진출에 맞서 국내 은행들이 덩치를 키워야 한다는 대형화 논의가 부상하는 상황이어서 황 후보가 이끌 우리금융이 은행권 인수.합병(M&A)을 주도하며 새틀 짜기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금융 판도를 새로 짜야 한다는 이 부총리의 구상에서 황 후보가 중심적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은행권 `세대 교체 바람' 촉각 황 전 사장이 우리금융 회장으로 취임하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분위기가 강한은행권의 조직, 인사, 영업 전반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황씨의 나이가 `만 52세'로 현재 시중은행 본점의 고참 부장급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고령자를 중심으로 우리은행에 대폭적인 물갈이가 예고되고 있고이는 은행권 전체의 세대 교체 바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황 전 사장의 회장 후보 선임으로 은행권 전체에 `확 바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영업 관행도 수익성을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어 예대마진 비중을 줄이고방카슈랑스 등 다양화된 상품 판매를 통해 수수료 수입을 확대하는 쪽으로 은행권의경영 패턴이 변화할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