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2년 증시개방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표 우량주를 매집, 36조원의 평가차익을 거뒀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받고 있다. 5일 국민대 경영학부 안태백 교수는 '외국인의 투자전략과 성과분석'이란 논문을 통해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이 1천억원이상인 56개 종목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외국인들은 증시개방 이후 올 1월20일까지 이들 56개 종목을 모두 81조5천2백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그 결과 이들 종목에 대한 외국인의 보유 시가총액은 1백17조4천5백억원(1월20일 종가기준)으로 불어났다. 이 기간에 모두 35조9천3백억원의 평가차익을 거둔 셈이다. 외국인들은 특히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POSCO 삼성SDI에 투자, 큰 수익을 거뒀다. 삼성전자의 경우 27조3천7백7억원어치를 순매수, 19조2백71억원의 평가차익을 남겼다. 현대차와 POSCO에선 4조2천억원과 3천억원의 차익을 얻었다. 특히 삼성SDI에 대해선 8천3백억원을 투입, 1조9천억여원의 평가차익을 냈다. 반면 SK텔레콤KT 한국전력에선 손실을 본 것으로 분석됐다. SK텔레콤의 경우 11조6천8백억여원을 순매수했으나 주가 하락으로 3조원 가량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KT와 한국전력에서도 3조원, 1조9천억원씩의 손실을 냈다. 안 교수는 "외국인이 이처럼 많은 차익을 거둔 것은 차별화된 매매패턴 때문"이라며 "외국인은 대부분 저점 부근에서 순매수를 시작해 고점에 다다르기 전부터 매도를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국내 기관과 개인들은 외국인이 고가로 주식을 내다파는 고점 부근에서 매수를 시작, 결과적으로 손실을 보는 패턴을 반복했다고 그는 지적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