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규모를 늘려온 중소기업 대출에서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어 금융계가 긴장하고 있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2002년 말 0.90%에서 지난 1월 말 1.56%로 0.66%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대기업 여신은 1.42%에서 0.24%로 크게 낮아졌지만 중소기업 여신은 1.07%에서 2.31%로 두 배 이상 급등했다. 이 기간중 신한은행의 기업대출잔액은 25조8천3백억원에서 30조4백억원으로 4조2천1백억원 늘어났다. 대출은 주로 중소기업쪽에서 많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도 기업여신이 25조5천6백여억원에서 28조9천9백여억원으로 3조원 이상 증가한 가운데 연체율은 1.08%에서 1.33%로 올라갔다. 우리은행은 기업여신 규모가 25조4천9백여억원에서 33조5천2백여억원으로 8조원 이상 증가했고 연체율은 1.65%에서 2.74%로 치솟았다. 한미은행 역시 기업여신 연체율이 0.60%에서 1.04%로, 조흥은행은 2.01%에서 3.6% 내외로 각각 높아졌다. 조흥은행은 특히 중소기업 연체율이 2002년 말 1.5%에서 작년 말 3.49%로 급격한 상승률을 보였다. 하나ㆍ우리ㆍ한미은행은 중소기업 연체율을 따로 산정하지 않고 있어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이들 역시 중소기업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금융계 관계자는 "가계대출 시장이 성장에 한계를 보임에 따라 대부분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시장을 새로운 공략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리스크 관리를 엄격히 하지 않으면 가계대출에 이어 중소기업 대출이 또 하나의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최근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중소기업들의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중소기업 여신에서도 이를 감안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은 다른 은행들과 대조적으로 기업대출 연체율이 떨어져 주목된다. 국민은행의 기업여신 연체율은 2002년 말 2.83%에서 작년 말 2.79%로 소폭 떨어졌고 중소기업대출도 3.45%에서 3.23%로 낮아졌다. 2002년 말 기업대출 연체율이 1.94%로 시중은행 중 세번째로 높았던 외환은행은 작년 6월 2.01%로 낮아진 뒤 지난 1월엔 1.51%까지 축소됐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