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전화만 받기 위해 휴대폰을 사용하는 시대는 지났다. 동영상촬영, 음악감상, 방송시청에 이르기까지 바야흐로 휴대폰은 우리 생활 곳곳에 깊숙히 스며들고 있다. '기계는 진화한다'는 말처럼 시장원리와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기계들이 서로를 닮아가고 장점을 받아들이며 융합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탄생되는 제품이 디지털컨버전스(융합)제품이다. 이같은 변화에 가장 민감한 제품이 스마트폰이다. 휴대폰시장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휴대폰과 PDA(개인휴대단말기)는 물론 TV와 디지털 카메라,캠코더,MP3,GPS,PC 기능 등을 결합시킨 제품으로 PDA폰이라고도 한다. 휴대폰과 PDA의 장점을 결합한 스마트폰은 사용자가 이동 중에도 자유롭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으며 전자상거래,기업정보 관리를 위한 데이터 처리도 가능하다. PDA와 휴대폰의 중간 크기인 2.5∼3.5인치 정도의 액정화면에 모양새는 휴대폰과 비슷하다. 인터넷 기반에서 포켓PC 등 전용 운영체제(OS)를 갖추고 터치스크린을 사용하는 점은 PDA를 닮았다. 그러면 왜 스마트폰이 차세대 단말기로 주목받고 있을까. 해답은 바로 초고속 무선 인터넷 환경의 발달에서 찾을 수 있다. 무선 데이터 통신 속도가 가파르게 향상되면서 자연스럽게 이러한 환경에 적합한 차세대 단말기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증대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정부가 최근 스마트폰에 보조금을 지급키로 한 점이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처럼 갈수록 커지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국내외 선진 기업들의 경쟁 또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스마트폰 세계시장 규모는 지난해 1천만대에서 올해는 1천8백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포켓PC 운영체제를 주로 채택한 국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싸이버뱅크가 시장 확대를 위해 힘쓰고 있으며 한국HP도 PDA폰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002년 9월에 국내 처음으로 MITs(지능형 복합단말기) 개념을 도입한 팜(Palm) 운영체제(OS) 기반의 M330을 출시했다. 지난해 7월에는 세계 최초로 한글버전 MS 포켓PC 운영체계를 탑재한 지능형 복합단말기 M400(011,017용) SKT을 내놓았다. 지난달에는 M400의 PCS(016,018)용인 M4000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 휴대폰 크기의 팜 운영체제인 폴더형 타입 지능형 복합단말기 M500을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연내에는 심비안 OS를 채용한 지능형 복합단말기를 유럽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B2B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며 텔레매틱스와 연계해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LG전자도 지난해 10월 삼성전자에 맞서 휴대폰,디지털 카메라,캠코더,PDA를 하나로 묶으면서 1백10만 화소급 카메라를 내장한 스마트폰(모델명 LG-SC8000,LG-KC8000)을 내놓았다. LG전자는 오는 3월 신제품을 시작으로 올해 3∼4가지 모델의 스마트폰을 국내 시장에,2∼3개 모델을 해외 시장용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PDA 전문 업체인 싸이버뱅크는 KT의 유무선 복합서비스인 '네스팟 스윙'에 최적화한 전용 단말기(모델명 포즈X301)를 3월 초순에 KT와 KTF를 통해 내놓을 예정이다. 이 제품은 슬라이드업 방식으로 키패드가 달려 있으며 고선명 3인치 대형 화면에 30만 화소급 디지털 카메라를 내장했다. 싸이버뱅크의 포즈X301은 MP3플레이어와 EV-DO 이동통신 지원은 물론 무선랜까지 내장돼 KT의 유무선 통합 서비스인 네스팟 스윙에 알맞은 첫 번째 전용 단말기여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네스팟에 접속할 경우 저렴한 비용으로 빠른 웹검색과 동영상 스트리밍을 이용할 수 있으며 무선 인터넷 전화(VoIP)도 지원해 기존 스마트폰과 차별화한 제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