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에주전자리를 둘러싼 '경쟁 바람'이 몰아칠 조짐이다. 이는 코엘류 감독이 각 포지션의 주전은 2명으로 유지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코엘류 감독은 12일 울산 강동구장에서 열린 대표팀의 새해 첫 훈련에 앞서 "한선수가 부상했을 경우 등에 대비해 포지션별로 2명의 주전을 둘 생각이며 (당장은주전이 아니더라도) 치고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언급은 난국 타개를 위한 충격요법의 하나로 대표팀에 경쟁 분위기를 조성, 전력을 한단계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뒤집어보면 스타 의식에 젖어 있는 적지 않은 선수들에게 분발을 촉구하는 것으로 체력, 기량 등 경기 수행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지 못할 경우 무조건 주전으로 기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국에 월드컵 4강의 선물을 안겨준 거스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도 월드컵 준비과정에서 한때 홍명보(LA 갤러시)와 안정환(요코하마)을 전력에서 빼는가하면 피말리는 본선 엔트리진입 경쟁을 유도해 김도훈(성남)과 이동국(광주)을 최종 탈락시키는 등 경쟁심을 부추긴 바 있다. 코엘류 감독의 '경쟁카드'는 새해 첫 대표팀을 꾸리면서 '젊은 피'를 대거 발탁한 데서 어느정도 감지됐다. 그는 올림픽대표팀의 주축 멤버이기도 한 김두현(수원), 김동진, 최원권(이상안양) 등을 불러들이면서 "선배들에게 기죽지 말고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힘을 실어줬다. 이런 맥락에서 난생 처음 태극마크를 단 '리틀칸' 김영광(전남)에게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아직까지는 이운재(수원) 등 쟁쟁한 고참들의 그늘에 가려 A매치 신고식이 쉽지않지만 머지않아 대표팀 전력의 한축을 담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영수 골키퍼 코치는 "영광이는 아직 '넘버 3'이지만 열심히 하는 것 자체가선배들에게는 큰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 김영광 자신도 "얼떨떨한 기분이지만하나씩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선배와의 경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추월'의 의지를 드러냈다. '진공청소기' 김남일(전남)은 "감독께서 경쟁심을 유발하는 것 같다"며 "주전자리를 꿰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