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9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위원들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 신용카드사 대책 등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담배 값을 기준물가에서 제외하는 것을 장기적으로 검토하자는 견해도 나왔다. 8일 금통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작년 10월 정례회의에서 위원들은 부동산 가격에 대한 대출규제 조치가 경기위축을 불렀고 신용카드사 대책은 너무 늦었으며주택금융공사 설립 추진은 시기면에서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은 (당시에) 경기가 빠르게 하강한 것은 금융감독당국이 부동산가격 안정을 위해 대출관련 규제조치를 너무 뒤늦은 시기에 강력히 시행하면서 소비위축 등으로 이어진데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부동산가격 급등에 대해서는 정부가 세제개선 등 강력한 투기 억제책으로대응하고 경기부진에 대해서는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더 인하하는 방식으로 대처했다면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성도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통위원들은 또 정부가 검토중이었던 주택담보대출 총액한도제도 도입에 대해논의를 벌였으나 상당수가 한국은행법에 명시된 `국민경제상 꼭 필요할 경우'에 해당될 만큼 긴박하지 않았던데다 주택 실수요자들에게 끼치는 부정적 영향도 있고 국제적 비판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 등을 들어 반대했다. 그러나 이근경 위원은 "필요하다면 이 제도의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메시지를의결문 등을 통해 대외에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수용되지 않자 자신의이런 소신을 의사록에 남겨달라고 분명히 밝혔다. 이와 함께 한 위원은 신용카드사 부실과 관련, 홍콩의 경우 정책당국이 적절히대처해 연착륙을 유도했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너무 늦게 대응함으써 정책비용을 더지불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정부가 추진중인 주택금융공사 설립과 관련, 지금과 같이 부동산시장이과열돼 있는 상황에서 주택금융공사 설립으로 주택금융이 확대될 경우 주택수요가짧은 기간에 늘어나 부동산가격 거품을 촉진시킬 수 있다면서 시기가 적절치 않다고지적했다. 한 위원은 정부와 한국은행 관련부서가 지금(10월)이 경기저점일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데 대해, 소비와 설비투자의 상승추세가 계속 이어질지 불확실하고 경기 심리지표와 실제 소비.설비투자의 움직임간에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등을 조목조목 제시하면서 저점은 빨라도 11∼12월(작년)에나 가능하다고 밝혔다. 일부 위원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결정, 국제금융시장 동향, 원화절상압력, 통화관리 부담 등을 감안하면 정책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 다른 위원은 국제기구 등이 소비자물가지수 선정대상 품목에서 담배를 제외하도록 권고하고 있는데다 금연을 촉진할 필요성도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물가목표 설정시 기준물가에서 담배가격을 제외하는 방안을 장기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콜금리 동결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10월 금통위 의결문에 대해서는 주택담보대출 총액한도제 도입을 주장한 이근경위원 외에 콜금리 인상을 주장했던 최운열 위원이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