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으로 자금 수요가 줄어들면서 지난해 통화량 증가율이 3년 만에 처음으로 꺾였다. 27일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의 총유동성(M3) 증가율은 8%대로전년 12.9%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M3 증가율은 지난 2000년 5.6%에서 2001년에는 가계 대출 급팽창에 힘입어 9.6%로 상승한 뒤 2002년에 12.9%까지 치솟았다가 지난해 3년 만에 처음으로 둔화된 것이다. 작년에는 1.4분기 12.4% → 2.4분기 9.6% → 3.4분기 8.1%로 증가율이 계속 둔화되다 10월과 11월 들어 5.9%와 5.2%로 급강하, 연간으로는 8%대에 머문 것으로 분석됐다. M3에서 만기 2년 이상 금융상품과 생명보험회사 수신액 등을 제외한 총통화(M2)증가율도 지난 2000년 2.2%에서 2001년 6.9%, 2002년 11.5%로 뛰었다가 작년에는 8∼9%대로 주저앉은 것으로 추정됐다. M2 증가율도 지난해 1.4분기 13.1% → 2.4분기 9.1% → 3.4분기 6.5%에 이어 10월 3.8%, 11월 3.2%로 뚝 떨어졌다. 재경부 관계자는 "통화량 증가세가 둔화된 것은 경기 침체로 가계와 기업의 자금 수요가 줄고 그에 따라 통화 유통속도가 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고 풀이하고 "그러나 정확한 요인을 분석하려면 정부 부문과 금융기관 통화 환수 내역 등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