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현대·기아자동차가 15일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함에 따라 SK 한화 등을 제외한 주요 그룹의 인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올해 재계의 인사 폭은 사상 최대규모. 삼성을 비롯한 대부분 기업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는 이번 인사의 목표를 '경영 구심점 강화'와 '글로벌 경영 확대'에 두고 해외파와 젊은 이공계 출신들을 중용한 것이 특징이다. 회사를 실질적으로 살 찌우는 데 공헌한 영업맨들의 약진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공계 중심의 세대교체 삼성은 51세의 황창규 사장을 반도체총괄 사장으로 앉히는 등 이공계 출신 승진자들을 지난해보다 34% 가량 늘렸다. 또 구조본의 김인주 재무팀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경영 일선에 세대교체를 가속화하고 있다. 임원들의 평균 연령은 47.4세로 지난해보다 한살 가량 낮아졌으며 40대 임원이 전체의 67%를 차지하면서 주력으로 자리잡았다. LG의 경우 LG전자 신규임원 24명중 20명(82%)이 45세 이하인 데다 신규임원들의 평균 나이가 43.6세로 지난해(44세)보다 0.6세 젊어지는 등 자질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젊은 인재들이 대거 등용됐다. 현대차그룹도 미래 자동차 기술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본부에서 승진자의 40% 가량을 뽑았다. ◆해외파 중용 삼성의 신임 임원중 해외인력은 작년보다 30% 증가하며 역대 최대규모인 48명에 달했다. LG는 LG전자 인사에서 중국 톈진법인을 매년 40% 이상 고속 성장시켜 온 손진방 부사장과 러시아법인에서 훌륭한 성과를 올린 변경훈 상무(러시아지사장)를 각각 사장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현대차그룹도 작년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한 해외영업 및 마케팅분야의 승진자가 전체의 20%를 차지했다. 이밖에 SK와 현대의 경영권 분쟁,검찰의 대선자금 수사확대 등으로 주요 그룹 총수들이 친정체제 구축에 상당한 신경을 쓴 점도 이번 재계 인사에 나타난 특징 가운데 하나다. 또 실적에 따른 인사 기준을 확고히 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각 그룹 공히 연공서열보다는 실적을 중시한 것도 이런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