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 63명이 원전 수거물 관리 시설을 서울대 부지 내 관악산에 유치하자고 제안하고 나섰다. 핵 물리학 분야의 국제적 권위자인 강창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와 생명공학계의 권위자 황우석 수의과 대학 교수, 이무하 농생대학장, 홍경자 간호대학장,오연천 행정대학원장 등 서울대 교수 7명은 7일 동원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이 제안했다. 국내 최고 지성으로 평가받는 서울대 교수들이 단체로 원전센터 유치를 제안하고 나섬으로써 향후 이 문제를 둘러싼 학내외 의견 수렴 절차 등과 실현 가능성 여부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원전센터 유치가 주민 안전에 하등의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과학적 확신을 바탕으로 서울대가 이 시설을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총장께건의한다"고 밝혔다. 교수들은 "원전센터 사업이 매우 중요한 국책 사업임에도 지난 18년 간 표류해와 국가 에너지의 낭비가 심한 만큼 서울대가 원전센터를 유치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서울대 관악 캠퍼스는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의 동굴 처분은 물론 사용후 핵연료 중간 저장시설을 모두 수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수행해야 할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영구 처분에 대비한 지하연구시설을 유치하기에 매우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서울대 교수들 사이에 평소 부안 사태를 지켜보면서 학자적 양심에서이 문제를 가만히 두고볼 수 없다는 공감대가 생겨 지난 주 이 같은 제안을 공론화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황우석 교수는 "부안 사태를 지켜보는 한 사람의 과학자로서 원전센터가 안전하지 않다면 정부에 이를 폐기할 것을 건의하든가 반대로 안전에 이상이 없다면 국가혜택을 가장 많이 입는 서울대가 이를 수용하든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수들은 그러나 이날 기자 회견 후 이 제안을 학내 외에 공론화하고 구체적인청사진을 마련하는 일은 총장의 역할에 달려있다며 이날 기자회견은 일종의 논의의단초를 마련하는 자리의 의미로 해석해 줄 것을 당부했다. 서울대 본부는 이 같은 교수들의 제안에 대해 "학교 차원에서 아무런 입장 정리가 돼 있지 않지만 명망높은 교수들이 우국충정으로 건의하는 것인 만큼 일단 접수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본부는 이어 "종합적 검토 결과 타당성이 인정된다면 적정 절차에 따라 학교 뿐 아니라 지역주민 및 지자체, 관계기관과 협의할 수 있지만 모든 절차는 신중히 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전센터 유치 제안 서명에는 이날 참석한 교수 7명 외에 이태수 인문대학장, 한민구 공대학장, 김하석 자연대학장, 백남원 보건대학원장, 김병종 전 미대학장 등 모두 63명이 동참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기자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