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0월 말 베트남에서 개최되는 5차 아셈(아시아-유럽정상회의, ASEM)을 앞두고 특급호텔 쟁탈전이 벌써 시작됐다. 26일 현지 호텔업계에 따르면 내년 10월28-29일 수도 하노이에서 개최되는 제5차 아셈회의를 10개월여 앞두고 한국, 일본, 중국, 미국 등 주요 회원국들은 참가정상들과 수행원들이 묵을 특급호텔룸을 미리 확보하느라 치열한 물밑작업을 벌이고있다. 이는 26개 회원국 대통령이나 총리 및 EU(유럽연합) 집행위원장 등 정상급 인사들 뿐만 아니라 이들을 수행하는 공식.비공식 수행원 등 최소한 2천여명이 하노이에몰려오기 때문이다. 또 회의에 동행하는 주요기업체 총수나 CEO 등을 합할 경우 필요한 특급호텔룸수는 3천여개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현재 하노이에는 대우하노이호텔, 힐튼호텔, 니코호텔, 멜리아호텔, 소피텔메트로호텔, 허라이전호텔, 소피텔플라자호텔, 세라톤호텔 등 8개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객실수 411개로 가장 큰 대우하노이호텔을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모두300개 가량의 중형호텔이다. 또 하노이호텔, 레이크사이드호텔, 포추나호텔, 바우손호텔 등 나머지 1급호텔들도 객실수가 300개 미만이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특급호텔 룸을 풀가동하더라도 1천여개 이상의 룸이 부족해 참가국들이 현지공관 등을 통해 룸확보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참가국들이 가장 선호하는 호텔은 역시 대우하노이호텔. 이는 대다수 호텔들이하노이 시내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외곽에 자리잡고 있어 외곽경호가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국을 제외하고도 일본, 중국, 브루나이 등은 최근 현지공관을 통해대우하노이호텔측에 정상들이 묵을 프레지덴셜 쉬트(Presidential Suite)를 미리 확보하려고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대우하노이호텔은 현재 프레지덴셜 쉬트가 2개뿐이어서 아직도 확답을주지 못하고 있는 상태. 이 호텔이 한국호텔인 점을 고려해 1개의 프레지덴셜 쉬트를 한국에 우선 배정한다더라도 나머지 1개에 대해서는 어느 나라에 배정할 지 아직명확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주최국인 베트남 정부로부터도 아직 명확한 룸배정 원칙이 내려오지 않은 것도 배정을 망설이고 있는 또다른 이유라고 대우하노이호텔 관계자는 설명했다. 참가국 정부 못지 않게 룸확보에 나선 것은 대기업들이다. 삼성전자, 삼성물산,아시아나항공, POSCO 등은 이 회의에 총수나 CEO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예상해 이미 대우하노이호텔측에 중형 이상의 룸을 예약해놓은 상태다. 대우하노이호텔 관계자는 "정상들이 참석하는 아셈회의 성격상 회의 시작 2개월전부터 경호 관계자들과 준비요원들이 대거 몰려들기 때문에 실제 룸쟁탈전은 오는8월말이나 9월초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더구나 참가국들이 요인들의 경호는 물론이고 정상회담이나 파티 등을 위해 특급호텔을 선호하기 때문에 특급호텔룸확보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