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전(前) 이라크 대통령 체포 후 DNA검사로 신원이 최종 확인된 것으로 드러나 DNA 검사의 위력이 또 한 번 입증됐다. 미군은 후세인 체포 후 사진을 찍고 그를 잘 아는 이라크인에게 확인시키는 등신원 확인 노력을 기울였으나 그를 최종 확인해준 것은 바로 신속한 DNA 검사였다. DNA 검사는 범죄인 확인이나 지난 7월 미군과 격전 중 사망한 후세인 전 대통령의 두 아들 우다이와 쿠사이 확인 때도 사용되는 등 이미 널리 쓰이고 있지만 이번처럼 12시간 안에 검사가 이뤄진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설 DNA검사기관인 오키드 셀마크사의 마크 스톨로로 전무는 "수천 개의 DNA샘플을 다루는 민간 연구실에서 주어진 샘플의 DNA 검사 결과를 얻는 데는 한달 정도가 걸린다"며 "하지만 후세인처럼 특정인을 확인하는 일이라면 24시간 또는 그 이내에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시 보건국 로버트 샬러 법의학.생물학 부장도 "표본이 있고 다른 하던 일을모두 멈추고 작업한다면 12시간 이내에 DNA 검사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DNA검사로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검사 대상자의 입안 세포 등을 채취해 DNA를 추출, DNA 분석표를 만들고 이를 미리 확보한 DNA 분석표와 비교한다. DNA 분석표는 아데닌(A), 티민(T), 시토신(C), 구아닌(G) 등 DNA를 이루는 4가지 염기 30억개가 사슬처럼 연결된 것으로 과학자들은 긴 사슬에서 개인 특성이 나타나는 13곳을 서로 비교해 동일인 여부를 확인한다. 미군은 지난 4월 후세인의 DNA를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후세인 체포 후 촬영된 비디오에 입안 세포를 채취하는 듯한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DNA 검사결과는 동일인이나 일란성 쌍생아가 아니면 확률적으로 절대 같게 나올수 없을 만큼 정확하며 일치하는 정도에 따라 수백년 전 같은 조상의 후손 여부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독립선언문을 작성한 토머스 제퍼슨(1743∼1825) 제3대 대통령이흑인 노예와 관계를 가져 최소 1명의 자식을 두었다는 사실이 지난 지난 2000년 DNA검사로 확인됐으며 프랑스대혁명 때 처형된 루이 17세도 DNA 검사로 신원이 확인돼 208주기인 내년 6월 왕실묘인 생-드니 성당에 안치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