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일화를 프로축구 2003K리그 우승으로 이끈차경복(66) 감독은 환갑을 훌쩍 넘긴 프로축구 최고령 감독. 국가대표선수 출신으로 서른살이던 67년 경희대 감독으로 지도자에 데뷔한 후중소기업은행, 인천대 사령탑을 거쳐 95년에는 전북 다이노스의 창단 감독을 맡는등 그야말로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감독직을 미련없이 던져버린 차 감독은 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을 맡고 있던 98년9월 부진의 늪에 빠진 천안 일화(현 성남 일화)를 재건해달라는 특명을 받고 다시프로축구무대에 복귀했다. 당시 천안 일화는 벨기에출신 레네감독의 자유방임형 지도로 인해 선수들의 군기가 풀리며 성적이 땅에 떨어졌고 카리스마가 넘치는 차 감독이 최고의 적격자로평가받았다. 취임 일성으로 "임기 내에 명문구단의 명성을 찾겠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던 차감독은 99년 FA컵 정상에 오른데 이어 2001년 정규리그 우승, 2002년에는 슈퍼컵,아디다스컵, 정규리그를 석권하며 명장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엄격한 지도자로 소문났던 차 감독은 2001년 정규리그 우승으로 팀의 질서가 완전히 잡히자 김학범 코치에게 훈련을 맡기고 자신은 아버지처럼 선수들을 감싸며 선수들을 다돋이는데 힘썼다. 용병술의 대가인 차 감독은 올들어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옛 제자인 김도훈을 불러들이고 수준급 선수인 이기형, 사빅, 윤정환, 이성남까지 영입해 `한국의레알 마드리드'를 만들어 3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에 도전했다. 하지만 시즌을 앞두고 간판 미드필더 김대의가 AFC챔피언스리그에서 다친 데다지난 7월에 무리한 피스컵 일정으로 성남의 상승세가 한풀 꺾이기도 했지만 36년간다져진 노련한 지도력으로 2위 울산을 멀찌감치 떨치며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차 감독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한 성남 구단은 향후 2년 동안 프로축구 최고의대우로 지휘봉을 다시 맡길 것으로 알려져 그의 `축구천하'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