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이 위기에 처했을 때 단순한 경영자는 비용절감이나 구조조정만을 생각하지만 이는 가장 저급한 해법이다." '변화관리(Change Management)' 개념의 창시자로 유명한 로자베스 모스 캔터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기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 흔히 범하는 오류가 무리한 비용절감 노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신한금융지주회사가 개최한 '서라벌 서미트'에서 강연하기 위해 방한한 그는 피터 드러커,마이클 포터,톰 피터스,오마에 겐이치와 함께 세계 5대 경영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석학이다. 캔터 교수는 비용절감이나 구조조정에만 집착하기보다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향에 투자를 집중하는 것이 위기 극복의 지름길이라고 제시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는 지난 10년간 두 번 부도를 맞고 경영진이 열 번 바뀐 끝에 회생한 미국 컨티넨털항공을 들었다. 컨티넨털항공은 당시 이착륙 지연으로 분기마다 5백만달러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를 해결하는 직원에게 2백50만달러를 주겠다는 제안을 내걸었다. 모든 문제가 한달 안에 해결됐다. 동기 부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캔터 교수는 "잘나가는 기업과 망하는 기업의 가장 큰 차이는 이직률에서 나타난다"면서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변화의 주체라고 느낄 수 있도록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보통신 혁명이 일어나면서 소비자들은 국경을 초월해 세계 수준의 제품과 서비스에 점점 길들여지고 있다"면서 "조그만 동네에서 사업을 해도 이제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한다는 생각을 가지지 않으면 반드시 실패한다"고 단언했다. 캔터 교수는 "고객들은 '내 담당이 아니다''우리 부서 일이 아니다'란 말을 듣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면서 "한곳에서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적절한 기술을 도입하는 한편 직원들간 동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조직의 변화를 위해선 최고경영자(CEO)가 단순히 비전을 제시하는 것보다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