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70여명의 사상자를 낸 팔레스타인 자살 폭탄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5일 시리아 영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훈련캠프에 공습을 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공군은 하이파에서 발생한 자폭테러 12시간 만에 전투기를 동원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북서쪽 20여km 떨어진 아인 사하브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훈련캠프를 공격했다고 확인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인한 피해상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레바논의 팔레스타인 소식통들은 민간인 수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시리아는 이스라엘의 공습을 `심각한 도발'행위라고 비난하고 이스라엘의 행위를 규탄하고 유엔안보리 소집을 요구하는 서한을 유엔에 제출했다. 이스라엘이 시리아 영내를 공습하기는 1973년 10월 제4차 중동전쟁 이후 30년만에 처음으로 3년간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유혈분쟁이 이웃 아랍국가로 확대될 수있다는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이스라엘은 2001년 전투기를 동원해 레바논의 시리아군 레이더 기지를 공습한바 있다. 이스라엘군은 당시 시리아의 지원을 받는 팔레스타인 게릴라의 공격으로이스라엘군 군인 1명이 숨진데 대한 보복으로 시리아군 레이더 기지를 공습했다. ◆ 이스라엘 공군기 시리아 공습 =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4일 밤부터 5일 새벽사이 다마스쿠스 북서쪽 20여km 떨어진 아인 사하브 지역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훈련캠프를 공습했다. 이스라엘은 아인 사하브 훈련 캠프가 이슬람 지하드와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이 공동 운영하는 곳으로 이란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날 공습으로 아인 사하브 캠프의 여러 목표물이 파괴됐다고 설명했다. 군 소식통들은 "이번 공격이 시리아에 대한 경고일 뿐 이스라엘은시리아와 군사충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 아비 파즈너는 "테러리즘을 비호하고 테러리스트를 훈련,지원하며 그들을 고무하는 국가는 반드시 그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게될 것"이라고경고했다. 아리엘 샤론 총리의 보좌관 라아난 기신은 이날 공습과 관련, "신중하게 검토한보복"이라며 "우리는 시리아 목표물을 공격한 것이 아니라 테러범 훈련에 이용돼온특정 캠프를 공격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테러를 방조하고 지원하는 자들은 어디에 있든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점을 시리아측에 주지시키기 위해 단행한 공격"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시리아가 앞으로도 테러를 비호하고 지원할 경우 추가 공격을 단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의 시리아 영내 공습은 전날 하이파에서 발생한 팔레스타인 20대 여성의 자살 폭탄공격으로 어린이 4명을 포함해 19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부상한데 대한보복으로 단행됐다. 이스라엘군은 시리아 공습과 별도로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보복 작전에 돌입, 가자지구 중심부의 난민촌 주택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이스라엘군은 또요르단강 서안에 진입, 전날 하이파에서 자폭테러를 자행한 팔레스타인 여성 하나디자라다트의 가족이 사는 주택을 파괴했다. ◆ 시리아와 팔'무장단체 반응 = 시리아는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에게 전달한항의서한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을 `심각한 도발'행위라고 규정하고, `민간인 지역'이공격을 받았다고 비난했다. 파루크 알-샤라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중동지역의 긴장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안보리 이사국인 시리아는 이스라엘의 도발행위를 논의할 유엔 안보리 긴급 회의 소집을 촉구했다. 술라이만 하다드 시리아 의회 대외관계위원장은 레바논의 알-하야트 LBC 위성방송과의 회견에서 "이스라엘은 침략의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누구든 우리 영토를 공격한 자는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며, 우리는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침략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레바논에 거점을 둔 팔레스타인 해방인민전선 총사령부(PFLC-GC)는 이스라엘의공습으로 다수의 민간인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 대변인 아부 루시디는 "이스라엘 공군의 공습으로 우리가 1년여 전에사용을 중단하고 방치해온 시설이 피격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4발의 공대지 미사일을 발사해 여러명의 민간인이 부상하고 시설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PFLC-GC가 대이스라엘 공격에 나서는 팔레스타인 과격단체원들을 무장, 훈련시켜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슬람 지하드측도 시리아에 군사 및 훈련기지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마스쿠스의 지하드 지도자 라마단 샬라흐는 이스라엘이 내세운 공격 명분과관련, 내부의 위기와 역사적 곤경을 이웃 국가들로 돌리려는 술책이라고 반박했다. ◆ 아랍권 반응 =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의 시리아 영내 공습을 `국가 테러리즘'이라고 비난했다. 무사 총장은 시리아의 요구로 아랍연맹 대사 긴급회의를 소집하면서 "아랍국가를 침략하고 지역분쟁을 격화시켜 우리를 평화과정에서 떼어놓으려는 이스라엘의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시리아 영내 공습은 `아랍 형제국가'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요르단도 이스라엘의 공격은 아랍 국가에 대한 `침공'이며 역내에 폭력을 확산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르완 무아쉬르 요르단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의 공습은 아랍 형제국에 대한 침략이며 중동 전체를 폭력의 악순환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제는이스라엘의 과격한 군사작전 방식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의 자폭테러를 모두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라피크 하리리 레바논 총리는 국제사회와 유엔이 이스라엘의 위협을 저지해줄것을 촉구했다. 하리리 총리는 "주권국가이며 유엔안보리 이사국인 시리아를 공격함으로써 국제 안보와 평화에 위협이 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샤론 정부를" 국제사회가막아주도록 호소했다. 가산 카티브 팔레스타인 노동장관은 이스라엘의 기습공격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 폭력의 악순환을 더욱 심화시키는 불필요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스라엘측이 폭력과 암살을 중지하겠다는 신호를 먼저 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이스라엘군에 의해 팔레스타인인이 희생되지 않고 지나간 날이 하루도 없다"고 개탄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