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비중이 미미해 재계 3위라는 위상에도 불구하고 '내수기업'이란 오명을 갖고 있는 SK그룹이 최근 무형자산 수출에 주력하면서 상당한 성과를 거둬 주목받고 있다. 28일 SK에 따르면 'SK글로벌 사태'로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던 올 상반기 동안 SK㈜[03600]와 SK텔레콤[17670], SK C&C 등 주요 계열사들이 무형자산 수출로 거둔 성과가 수천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정유회사인 SK㈜는 최근 업계 최초로 생산기술 노하우를 중국에 판매키로 하고'중국 화베이(華北) 석화'와 정유.석유화학 공장의 주요 운영기술 중 하나인 '설비위험도 검사'(R.B.I.) 기술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SK㈜가 기술을 수출키로 한 이 회사는 베이징(北京)시와 허베이성(河北省)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회사로, 중국 최대규모의 석유회사인 '페트로차이나' 계열사다. SK㈜는 이번 수출을 계기로 현재 추진중인 10여개 중국기업과의 기술수출 협의를 포함, 향후 10여년간 중국내 60여개 정유.석유화학사를 상대로 매년 50억원 가량의 추가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텔레콤[17670]은 지난해 이스라엘과 대만에 무선플랫폼 기술을 수출, 4천만달러의 기술 수출료 수입을 거둔데 이어 올해에는 이같은 무형자산을 기반으로 중국에합작법인 2개사를 설립하고 베트남에 본격적인 CDMA 서비스를 시작했다. SK텔레콤은 올 상반기에 차이나 유니콤과 자본금 600만달러 규모의 중국내 무선인터넷 사업을 담당할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중국 동방통신과 이동전화 마케팅 합작법인인 'FaceOne' 을 상하이(上海)에 설립키로 계약을 맺고 차이나유니콤의 CDMA 서비스를 위한 마케팅과 유통 등을 대행키로 했다. 차이나 유니콤에 대한 SK텔레콤의 투자는 중국의 WTO 가입 이후 중국내 통신사업자에 대한 첫번째 외국인 투자로, SK텔레콤은 중국통신사업에 대한 외국인 지분한도인 49%까지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는 별도로 SK텔레콤이 동아시아 CDMA벨트 사업전략의 하나로 추진한 베트남의 CDMA 서비스가 지난 7월부터 본격적으로 개통돼 국내 기술과 자본을 토대로 하는CDMA2000-1X 상용 서비스가 해외 최초로 베트남에서 제공되기 시작했다. SK케미칼[06120]은 올 상반기 중국의 민간 합작사인 HSP사에 PTA 관련 화학공정컨설팅 대금으로 100만달러를 받은 데 이어 향후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따라 2005년까지 수백만달러의 추가 기술료 수입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최근 대한항공을 비롯한 세계적 항공사들의 연합인 '스카이팀'에 SK케미칼이지난 68년부터 개발, 등록하기 시작한 SKY 브랜드 일부를 양도해 5만달러의 수익을거두기도 했다. 시스템통합(SI)업체인 SK C&C는 지난해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선보여 호평받았던전자개표 시스템을 필리핀에 1천만달러에 수출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SK C&C는 내년 5월 필리핀 총선 이전까지 2천여개소에 달하는 각 개표소에 전자개표기를 배치하는 한편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할 현지인력을 교육하게 된다. 섬이 많은 필리핀의 지형적 특성상 선거 개표 결과가 길게는 한 달 정도 걸리던것이 이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면 24시간만에 결과가 나오게 돼 국내에 이어 필리핀에서도 선거혁명을 거두게 될 전망이라고 SK C&C는 설명했다. SK제약은 SK케미칼 생명과학 연구소가 독자기술로 개발한 위 십이지장 치료제인'오메드'의 미국 FDA 승인 및 현지 판매를 위해 미국의 의약품 마케팅 전문회사인애로우사(社)와 지난 6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SK제약은 총 100만달러 규모의 계약금은 물론 FDA 승인이 완료되는2005년부터는 연간 약 3천700만달러 규모의 중간제 수출과 함께 현지 매출액의 6-12.5%의 러닝 로열티를 받을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SK가 정유와 이동통신을 주력으로 하는 그룹특성상 상대적으로 수출비중이 미미해 '내수기업'으로 불렸으나 최근 기술과 운영시스템 등 부가가치가높은 무형자산 수출을 통해 이같은 이미지를 점차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