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치러진 고(故) 이경해씨의 영결식뒤 빚어진농민과 경찰간 충돌을 계기로 농민단체의 대정부 투쟁 수위가 높아질 전망이다. 애초 농민단체들은 오는 11월19일 여의도에서 범국민대회를 열어 본격적인 집단행동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이날 충돌로 이들 단체들은 `현정부는 과잉진압으로 반농업의도를 드러냈다'며 이달 말부터 대정부투쟁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올해 추곡수매가를 2%를 인하하자는 정부동의안을낸 데다 국회의 한국과 칠레간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이 임박했고, 10년만의 흉작등으로 `악재'가 겹쳐 농민들의 투쟁은 강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발생한 충돌은 양측에서 부상자 수십 명이 속출할 정도로 `난투극'에 가까워 그렇지 않아도 피해의식에 젖은 농민들을 자극한 셈이 됐다. 장례식을 주관한 한농연 측도 20일 발표한 성명에서 "책임자가 사과하지 않으면대정부 투쟁을 강화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농민연대 등 농민단체는 오는 24일 허상만 농림부장관을 만나 이날 경찰에 진압과정에서 빚어진 불상사에 대한 사과와 배상문제를 논의하고 농업정책 관련 대정부 요구사항을 전달키로 했다. 그러나 정부와 경찰은 이날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고 관련법에 따라 시위참가자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조치를 한다는 입장이어서 농민단체들의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질지는 불투명하다. 한농연의 서정의 회장은 21일 "원하는 수준으로 사과와 배상을 하지 않는다면즉각 대정부 투쟁이 들어가겠다"고 투쟁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민주노총이 다음달 총파업 찬반투표에 이어 농민단체들과 연계투쟁을예고하고 있어 정부와 노동.농민 세력간 부담스럽고 버거운 힘겨루기가 가시화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