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가 지난 5월에 이어 두번째로 전면 파업을 선언한 21일 오후 부산항 각 부두에는 컨테이너를 실어 나르는 크레인과 화물차로 여전히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화물차의 통행량이 크게 줄었고 부두마다 정복을 입은 경찰이 배치되는등 부산항에는 3개월만에 다시 긴장감이 감돌았다. 화물연대가 파업을 선언한 뒤 5시간이 지난 오후 2시 부산 남구 용당동에 위치한 신선대컨테이너터미널 입구에는 20여명의 경찰이 노조원들의 업무방해 등 집단행동에 대비해 삼엄한 경비를 서고 있었다. 부두안에 들어서자 대형 운송크레인 30여개가 19만평에 달하는 부두안 야적장을누비며 컨테이너를 차량에 싣고 있었다. 3-4단으로 높게 쌓여 있는 컨테이너를 지나 부두에 도착하자 중국과 유럽 등지서 온 3만5천t급과 5만t급 컨테이너 선박 3척이 접안해 있었고 8개의 컨테이너크레인이 쉴새 없이 컨테이너를 배에서 실어 내렸다. 이날 하루에만 4척의 화물선에서 20피터 컨테이너 2천700여개를 하역했다. 언뜻 보기에는 화물연대의 파업분위기를 실감할 수 없었지만 부두안에서 만난컨테이너터미널 임성택 운영팀장은 "현재 상당수 화물이 부두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쌓이고 있는 실정이어서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지난 5월과 마찬가지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 부두는 파업에 대비해 부두안에 8천개의 컨테이너를 추가로 야적할 수 있는공간을 확보했기 때문에 당장 지난번 파업과 같이 쉽게 포화상태에 접어들지는 않을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지도부의 파업선언 5시간만에 부두를 빠져나가는 물량이 평소 대비 56%로 급격하게 떨어졌고 조합원들이 속속 파업에 동참하고 있어 조만간 30%대로 반출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부두측은 운행하는 화물차의 60%가 파업에 참가하면 20일, 70%가 참여하면 11일을 각각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지난 파업때와 같이 비조합원들이 동조파업까지 벌일 경우에는 일주일을 채못넘길 것이라는 게 임 팀장의 설명이다. 신선대컨테이너터미널을 빠져나와 한진해운과 허치슨, 대한통운, 세방기업, 동부터미널 등이 사용하는 인근 감만부두로 향하자 길옆에 200여대의 화물차가 운행을중단한 채 길게 양쪽으로 늘어서 있었다. 이 곳에도 경찰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었으며 화물연대에 가입하지 않은 차량과 화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화물차들이 분주하게 컨테이너를 실어날랐다. 또 평소 컨테이터차량들이 붐비면서 2-3차례 신호를 받아야 겨우 한 블록을 통과하던 우암로도 이날 오후에는 신호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원활한 교통흐름을 보였다. 부둣길에서 만난 화물연대 소속의 50대 운전사는 "이 컨테이너만 운반하고 나면노조 지도부의 지시에 따라 파업에 동참할 계획"이라면서 "빨리 협상이 마무리돼 마음 편하게 운전하고 싶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swi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