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3일 "지금은 노동운동을 도울 수 없게 상황이 되어 있다"며 "'부득이 법과 힘으로 밀어붙일 수밖에 없는 것인가'하고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포스코 포항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노동운동과 함께 (노동자의)생활수준과 근로조건이 향상될 것으로 생각하고,그렇다면 도와줄 수 있다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민노총에 대해 "민노총이야말로 대규모 기업들로 돼 있다"며 "협력업체 노동자나 비정규직 노동자 임금의 2배, 3배를 받는 사람들이 뭉쳐서 노동운동을 앞장서 밀고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이 대형 사업장 노조의 '집단이기주의'를 거론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노 대통령은 "정부로서는 노동시장의 유연화도 해야 하는데,(일부 노조는) 대책없이 계속 강경투쟁만 한다"고 비판한 뒤 "노동운동은 노동자 전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일류니까 식당을 따로 쓰고, 밥도 따로 먹고…. 말로만 이런 것을 얘기한다"며 일부 노조의 행태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노 대통령은 "노조가 사회 빈민층 서민들의 주거문제, 사회안전망, 건강보험 등 생활 안정에 관한 문제들을 주장해야 하는데 지금 그렇지 않아 참으로 난감하다"고 말해 최근 일부 대기업 노조의 노동운동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