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가 2001년 12월 1천3백20억달러에 달하는 기록적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것은 미국 금융회사들 탓이라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3일 보도했다. 월가 금융회사들은 1990년대 말 아르헨티나를 가장 활황세를 보이는 시장이라고 부추긴 뒤 주식과 채권을 거래해 막대한 수수료를 모았고,그것이 아르헨티나의 금융붕괴를 가져오는 씨앗이 됐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1990년대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에서 활동한 금융계 인사들의 행위를 조사한 결과 월가가 디폴트 사태와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하고,"미 투자은행 관계자 애널리스트 채권 거래업자들이 아르헨티나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부추기면서,자신들의 이익을 챙겼다"고 비판했다. 대형 증권회사들의 경우 1991~2001년 아르헨티나 정부채권의 거래로 10억달러에 달하는 수수료를 벌어들였고,그 과정에서 관련 회사 애널리스트들은 아르헨티나에 대해 가장 낙관적이면서도 영향력 있는 보고서를 생산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외국인들이 막대한 자금을 아르헨티나에 쏟아붓게 한 데는 경제전망 오판 외에 월가의 인사평가 시스템도 한 몫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그 당시 월가는 뮤추얼펀드나 연기금 매니저들이 아르헨티나 정부채권의 최대 고객으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 좋은 평점을 줬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로베르토 라바냐 아르헨 경제장관은 "주식이든,회사든,국가든 버블에 가장 주의해야 한다"면서 "개발도상국에 있어 가장 위험한 시기는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최고일 때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