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중 상당수는 연구개발(R&D)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이에대한 투자는 매출액의 5%를 넘기지 못하고 있으며 그나마 이전 수준을 유지하는데 급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절반 가량이 유망 연구테마를 신규사업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중도 포기하거나 사장시키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1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태조사해 31일 발표한 '기업의연구개발 현황과 문제점'에 따르면 응답업체의 93.9%가 연구개발을 기업경영상의 '가장 중요한 요소' 또는 '중요한 요소중 하나'로 꼽아 연구개발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인식에도 불구하고 매출액대비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5% 이하가 72.4%에 달했으며 대기업의 경우 절반이 매출액의 2% 이하만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연구개발을 앞으로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힌 업체는 11.3%에 그쳤으며 나머지업체들은 '이전수준 유지'(57.9%) 또는 '축소'(30.8%)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나 선진국에 비해 크게 미흡한 연구개발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세계 톱클라스 동종업체와 비교한 자사의 연구개발 수준에 대해서는 '비슷하다'고 밝힌 업체가 8.9%에 불과한 반면 '70% 수준 이하'라는 응답은 62.7%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망 연구테마의 사업화 포기 경험에 대해 50.9%가 '있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는 '시장여건의 변화'(30.5%), '추진과정에서 실행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명'(26.3%), '협소한 시장'(16.1%)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이는 연구개발 초기에 시장흐름에 부합되지 않는 연구테마를 선정했거나, 신기술 출시시점의 시장흐름 파악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영업.마케팅 등 관련 부서와의긴밀한 유대강화와 테마선정시 보다 신중한 접근자세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한 포기한 연구테마를 '사내유보'(76.3%), '폐기'(16.9%), '다른 사업자에 매각.양도'(6.8%) 등의 순으로 처리했다고 응답해 사내유보하고 있는 연구개발 테마를적절하게 재활용해 사업으로 연결시키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바람직한 기술취득 전략에 대해서는 수익성과 보안상의 이유로 자사개발(41.2%)을 가장 많이 꼽았고 기술라이센싱 도입(31.5%), 위탁 R&D(아웃소싱), 합병.제휴(8.3%)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또 연구개발 해외거점 유무에 대해선 23.4%의 응답업체만이 '있다'고 응답했고,향후 설립계획에 대해서도 전체의 62.8%가 '전혀 계획이 없다'고 답해 해외 현지시장 수요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연구시설의 해외거점 설립 확대 노력이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기업들은 연구개발을 저해하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 '장기적 시각 결여'(36.9%)를 가장 많이 지적했고, 그밖에 '핵심인재 부족'(33.8%), '연구개발 부문에 대한경시'(6.7%) 등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정부에 바라는 정책방향으로 기업들은 '연구개발에 대한 우대세제’(33.2%)와 '연구개발 관련 예산증액'(26.6%)을 주로 꼽았고, 그밖에 '지원조치 개선'(17.7%), '산.관.학 연계시스템 개혁'(10.3%)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기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