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자동차의 소형차 '칼로스(KALOS)'의 이름엔 여러 의미가 숨어있다고 생각됩니다. 'CALOS'라고 하지 않고 'KALOS'로 표기한 것은 아마도 자동차 내부가 넓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C' 대신 'K'를 쓰지 않았을까요. 'C'보다는 'K'가 외관상 크고 묵직한 느낌을 주니까요." 브랜드 관련 전문사이트인 '브랜드패스'(www.brandpass.com)와 '마크웨이'(www.markway.co.kr) 운영자인 조혁근씨(35)는 '브랜드 네이머(brand namer)'라 불리는 좀 유별난 변리사다. 삼성SDI와 다국적 기업인 톰슨전자간 브라운관 특허무효소송 등 굵직굵직한 특허소송에 참여했던 그는 소송파트에서 쌓았던 예전의 명성을 뒤로 하고 현재 브랜드 분야를 특화하고 있다. 고려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 경영대학원에서 브랜드를 공부한 조 변리사는 PC통신 유니텔에서 브랜드전략 소모임을 이끌 정도로 브랜드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다. 그의 장점은 '상표'를 단순히 법률적 문제로 인식하는 다른 변리사들과는 달리 브랜드 전략의 문제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브랜드 네이머는 말 그대로 상품이나 서비스의 이름을 지어주는 사람이다. 하루에도 수백,수천가지의 새 상품이 쏟아지는 시장에서 '이름'을 잘 짓는 것은 마케팅 성공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조 변리사는 단순 작명뿐만 아니라 법률적 서비스도 제공,제품 특성에 알맞은 상표 이름을 찾아내고 등록해주는 등 원스톱 브랜드 해결사다. 현재 국내에서 브랜드 네이머로 활동 중인 사람은 대략 50∼60명선.특별한 공인자격증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브랜드 네이머의 경력은 다양하다. 경영학을 전공,컨설턴트로 일하다 브랜드 분야로 특화하는 경우도 있고 광고 및 홍보대행사에서 근무하다 브랜드 네이머로 변신한 사람도 있다. 디자인을 전공하다 발탁된 경우도 종종 있다. 조 변리사처럼 이공계 전공자도 상당수다. 하지만 브랜드 네이머의 공통점도 있다. 다양한 사회 경험과 경영·경제지식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또 브랜드는 상표권과 관련이 깊은 까닭에 법률적 지식도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