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 가격이 세계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산업생산의 기초가 되는 알루미늄 구리 가격이 지난 1주일간 각각 4% 상승했고,납 가격은 15개월 만의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같은 원자재 가격 상승은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전망을 반영한 것이지만,기업 채산성에는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산업생산 기초금속이 상승 주도=원자재 가격 상승은 구리 알루미늄 납 등 산업생산에 가장 기초가 되는 핵심 비철금속이 이끌고 있다. 8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납 9월물 가격은 t당 15.5달러(3.2%) 급등한 5백2달러로 마감,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리 9월물도 이날 t당 10.5달러 오른 1천6백82.5달러로 2000년부터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져온 1천7백달러선에 바짝 다가섰다. 알루미늄도 1주일 만에 4% 이상 올랐다. 이에 반해 국제상품가격의 종합지표인 CRB지수는 이달 들어 0.5% 상승(8일 235.91),오름폭이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이는 경기 회복 시 먼저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핵심 비철금속에 선취매가 집중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클래이캐피털 애널리스트 인그리드 스턴비는 "경기 회복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투자자금이 원자재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 설비투자 회복여부가 추가 상승의 관건=최근의 원자재 가격 상승은 연초와는 성격이 다르다. 원자재 가격은 지난 2월 말 CRB지수가 250을 넘어설 정도로 급등세를 탔으나 당시는 수요 증가보다 투기적 요소가 강했다. 이라크 전쟁 우려 등으로 세계증시가 무기력상태에 빠지면서 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원자재시장쪽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6월 중순 이후 하반기 경기전망이 낙관쪽으로 기울자 기업들의 원자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매수를 늘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원자재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지표의 전반적 호조에도 불구,원자재 수요증가의 핵심인 기업 설비투자가 여전히 부진하다는 이유에서다. 스턴비는 "증시 상승 후에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지만,설비투자부진으로 추가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