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6년께부터 휴대용 단말기로 달리는 자동차, 기차, 자동차나 지하철 안, 야외 등 어디서나 100개 가까운 채널의 TV, 음악방송을 즐기며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는 KT가 국제전파회의(WRC) 2003에서 위성 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 사업용 주파수를 따냄에 따라 서비스 주파수 대역폭이 2배로 늘어나면서 국내위성 DMB 사업 역시 경쟁체제로 바뀌게 됨에 따라 가능해졌다. 현재 일본의 위성 DMB사업자인 MBCo와 제휴, 이 사업을 준비중인 SK텔레콤은 내년 5월께 비디오, 오디오, 데이터방송 등 약 40개 채널 서비스를 시작할 방침이며 KT는 이보다 2년 정도 늦은 2006년께 위성 DMB 상용서비스에 나선다. 이럴 경우 채널 수는 70~100개 가량으로 늘어난다. 서비스 사업자 현황과 문제점 등을 짚어본다. ▲SK텔레콤 = 위성 DMB 사업에 먼저 뛰어든 SK텔레콤은 내년 5월 상용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지난달 말 사업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 회사는 내달 중 방송사, 통신업체, 장비업체, 자동차업체 등 관련업계를 망라한 그랜드컨소시엄을 구축, 내년 4월 시범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비스 채널은 비디오 11개와 오디오 25개, 데이터방송 3개 등 약 39개로 가입비 2만원, 수신료는 월 1만2천~1만5천원으로 잡혀 있다. SK텔레콤은 일본 MBCo에 대한 지분투자를 통해 MBCo가 보유한 2.630~2.655㎓ 주파수 대역과 MBSAT 위성의 한국 지역 사용권을 획득하는 등 오래 전부터 위성 DMB사업을 준비해 왔다. 신설 컨소시엄의 자본금은 최대 1천500억원으로 SK텔레콤은 이중 30%인 300억∼45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이와 별도로 920억원을 투입, MBCo와 공동으로 사용할 위성 구매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11월 말~내년 2월중 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KT = KT는 위성 DMB 사업을 위한 밑그림은 그려 놓은 상태이지만 구체적인 세부 계획은 수립하지 못한 상태다. DMB 사업을 위한 전제조건인 주파수 배정 문제가 4일 폐막된 세계전파회의(WRC)2003에서 해결됐기 때문이다. KT는 2005~2006년께 새로운 위성을 발사, 2006년 상용서비스를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관련 업체들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30%의 지분을 투자한다는 것이다. 이 서비스에 사용될 위성은 현재 5호까지 발사된 무궁화 위성 시리즈의 뒤를 잇게 되지만 명칭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 ▲문제점 = SK텔레콤은 제휴사인 MBCo가 채택한 `시스템 E'를 DMB 사업의 기술표준으로 삼을 계획이지만 KT는 유럽식인 `시스템 A'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정보통신부 등은 이미 주파수를 확보한 SK텔레콤이 국내 위성 DMB 사업을 독점할 것으로 판단, 기술방식 표준화 등을 추진해 왔다. 위성 DMB 표준화추진위원회는 지난 2월 공청회를 통해 위성 DMB기술 표준으로 SK텔레콤의 제휴사인 MBCo가 채택한 `시스템 E'를 정통부에 추천키로 했다. 그러나 이는 SK텔레콤 이외의 사업자가 위성DMB 사업에 진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려진 결정이었다. 이 문제에 대해 정통부는 아직 확정 고시를 내놓지 않고 있다. 반면 KT는 국제적으로 널리 쓰이며 지상파 DMB 국내표준과도 호환되는 유럽식 '시스템 A' 를 시스템 E와 함께 면밀히 검토해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KT는 정보통신부 등과 협의를 거쳐 양측의 장단점을 비교분석한 뒤 올해 11월께로 예정된 통신위원회 이전에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KT가 시스템 A를 선택할 경우 위성 DMB 표준이 하나로 정해지지 못하고 복수가 된다는 문제점이 있는 반면 국내 지상파 DMB 표준이 시스템 A로 확정된 상황에서 위성 DMB 표준을 시스템 E로 통일할 경우 호환이 불가능해지며 일본에의 기술종속 우려가 있기 때문에 시스템 A쪽이 해외 시장성이나 투자효율성 측면에서 낫다는 견해도 있다. ▲DMB 사업 복수체제가 미칠 영향 = 그 동안 SK텔레콤의 독점 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컸던 위성 DMB 시장에 대해 기존의 지상파 방송사들은 상당히 `떨떠름'한 자세를 보여 왔으나 경쟁체제 도입에 따라 이같은 자세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방송사 등 콘텐츠 공급자들은 SK텔레콤이 위성 DMB사업을 자사 위주로 주도하는 데 불만을 가져온 것이 사실"이라며 "위성 DMB 사업이 경쟁체제로 운영될 경우 지상파 DMB 컨소시엄에 주력해 왔던 방송사들도 위성 DMB사업에 적극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기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