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일대 부녀자 연쇄 납치 강도.강간 사건을수사중인 서울 강남경찰서가 범인 6명의 신원을 모두 파악하고서도 두달 가깝게 이들을 잡지 못해 `늑장수사'로 피해를 키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강남경찰서는 범행사실이 처음 접수된 지난 2월부터 두달여간 범인의 윤곽을 잡지 못하고 있다가 4월26일 주범 이모(28)씨와 박모(27)씨가 서울 강서경찰서에 같은달 19일 절도 혐의로 이미 구속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강남경찰서는 다음 날인 4월27일 이씨의 면회기록을 통해 납치 강도단 6명의 신분을 확보했다. 그러나 강남경찰서가 이로부터 조직원 허모(23)씨를 검거한 지난 17일까지 두달가까이 나 적극적인 수사에 나서지 않은 셈이다. 강서경찰서는 지난해 말 발생한 오토바이 날치기 사건을 수사하던 중 이들과 동거하던 이모(14)양의 신고에 따라 4월19일 서울 송파구 송파동 이들의 은신처를 급습, 이씨 등 일당 3명을 검거, 구속했었다. 이 사건을 담당한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18일 "3명 모두 검찰에 송치했으나, 이들 중 며칠 뒤 신씨는 무혐의로 풀려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씨 역시 이번 납치 강도단의 조직원으로 경찰이 추적중이다. 강남경찰서는 범인들이 사용했던 피해자의 핸드폰 발신지를 추적, 송파구 일대에서 용의자를 추적하다가 주범 이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신원을 파악하던 중이씨 등이 이미 수감중인 것을 파악했다. 그러나 강남경찰서는 조직원 허씨를 검거했지만 두목 이씨와 부두목 박씨에 대해 납치 강도사건에 대한 추가 수사를 하지 않아 나머지 일당 검거가 늦춰지게 됐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강남경찰서측은 수사가 한창 진행되던 지난 4월 서장과 형사과장이교체되는 인사가 이뤄진 데다 지난 달 초에는 연예계 매니저 피살사건을 같은 강력반에서 배당받아 수사를 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