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12일 대구구상을 통해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지역 특성과 연계한 공공기관, 연구소 등의 지방 이전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자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관련기관 유치를 위한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13일 각 지방자치단체들에 따르면 정부기관.연구소의 지방이전이 지역별 특성과잠재적 비교우위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관련기관 유치를 위한 홍보전에 나서는 한편 논리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일부 기관과 연구소는 벌써부터 지자체들간에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한 선점경쟁이 벌어지고 있을 정도여서 향후 정부기관 이전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도 예상된다. 대구시의 경우 정부가 이전 대상기관으로 정한 245개 공공기관과 연구소에 대한검토작업에 들어가 섬유산업과 관련된 연구기관에 대한 선정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 구시는 특히 `약령시'의 이점을 내세워 한방산업 발전을 위한 한의약청 신설도 정부에 건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경북도는 다른 시도에 비교우위가 있는 한국문화예술진흥원과 담배인삼공사, 한국한의약연구원 등 60여개 유치대상을 이미 발굴한 가운데 이전에 따른 부지 제공과이전비용 지원 등 인센티브 제공도 검토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포항에 포항공대 및철강공단과 연계한 신소재 부품 등 NT(나노기술)산업, 구미에 전자정보통신 IT관련산업, 안동 등 북부지역에 한방.농업.해양 생물산업의 BT(바이오기술)산업 등 3T중심의 첨단 신산업 거점을 구축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충북도는 오는 2006년까지 식약청과 국립보건원 등 보건복지부 산하 4개 국책기관이 들어설 청원군 오송생명과학단지에 보건과학기술원, 생명의과학연구소, 창업보육센터, 바이오정보센터 등 관련 연구.지원기관을 유치하기 위해 이미 구성된 `바이오산업추진단'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유치 활동에 돌입했다. 부산시는 지식기반경제 전환을 위한 인프라 확충과 고급인력 육성 등의 차원에서 관련 연구기관을 유치하기로 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본원은 물론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부산분소 유치를 위해 안상영 부산시장과 관련 실.국장이 직접 뛰어들었다. 대전시는 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정부기관 유치를 최우선과제로 확정하고 국회를비롯한 관련기관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행정수도가 대전 외부에 선정되더라도 반경30㎞내에 유관기관이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대전의 지리적 특성을 활용, 관련기관 등의 유치가 쉬울 것으로 판단된 데 따른 것이다. 대전시는 특히 대덕연구단지의 연구개발(R&D) 허브특구를 추진하면서 외국의 우수연구소와 다국적기업 R&D센터도 유치한다는 계획이며, 수도권 소재 금융기관과 대기업 본사 등의 이전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안테나'를 풀가동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2001년부터 노동계.재계와 함께 인천에 위치한 경인지방노동청의수원 이전을 중앙정부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으며 기초단체들도 국가중앙병원 승격에따라 이전을 추진중인 국립의료원의 유치에 발벗고 나선 상태다. 강원도는 레저산업 개발에 발맞춰 관광공사와 관광정책연구소, 석탄공사, 석탄합리화사업단 등 관련기관 유치와 함께 지역 특성과 관련있는 관광, 해양, 탄광, 환경, 남북분야 기관과 신소재 관련기관 유치에 눈독을 들이고 있으며, 인천시도 서해안 시대에 발반춰 국립해양과학관 유치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밖에 광주시도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관광공사와 문화재청 유치전에 나섰고 전남도는 농도(農道)라는 입장에서 농업기반공사와 농촌경제연구원은 물론 한국식품개발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10여개의 기관.연구소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정부기관과 연구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키로 한 만큼 지역문화와 산업 관련기관이나 연구소를 유치하기 위해 지자체별로 치열한 유치전이 예상된다"면서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공공.연구기관을 선정해 유치신청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관계자들은 "정부의 공공.연구기관 지방이전 계획이 사전에 알려지는 바람에 지역간 유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역간 갈등을 최소화할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대구.대전.수원=연합뉴스) 윤대복.조성민.박기성기자 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