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협박,상습폭행 등 범죄가 잇따라 발생해 방송ㆍ연예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가정 폭력의 피해자인 개그우먼 이경실, 사진폭로 협박에 시달려 온 신화의 전진, 사이버 테러를 당한 가수 하리수, 납치사건을 겪은 탤런트 A씨, 상습 폭행을 당한 개그우먼 A씨 등 최근 사례만 해도 5건이 넘는다. 먼저, 지난 2월 초 개그우먼 이경실이 남편 손모씨에게 둔기로 폭행당해 병원에입원한 사건은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다. 이씨는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6주의부상으로 방송활동을 한달 이상 중단했고, 결국 지난 3월 17일 남편과 이혼하기에이르렀다. 남성그룹 신화의 멤버 전진은 1년 가까이 스토커들로부터 `여자와 함께 있는 사진을 폭로하겠다'는 공갈 협박에 시달려온 사실을 4월 26일 언론에 공개했다. 이들 일당은 "장당 1천만원씩 1억 2천만원을 내놓지 않으면 이 사실을 인터넷에올리겠다"고 협박해 왔으나 언론에 사건이 공개된 이후 `신변 보장을 해 준다면 이일을 없던 일로 하겠다'고 밝혀 전진측은 경찰에 수사 의뢰는 하지 않았다. 또 트랜스젠더 연예인 하리수는 지난 4월부터 5월 초까지 인터넷 홈페이지에 비방글을 수십 차례 올린 30대 남자를 고소했다. 이 30대 남자는 `조물주의 전능하심에 도전한 너를 용서 할 수 없다' 등의 비방글을 32차례 올린 혐의로 구속 영장이신청됐으나 이후 하리수의 고소 취하로 구속은 모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밤에는 인기 여자탤런트 A씨가 거액을 요구하는 남자에게 납치당한 뒤6시간 동안 끌려다니다 돈을 뺏기고 풀려난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서울 용산의 하얏트호텔 주차장에서 자신의 BMW 승용차에 탄 채 30대 초반의 남자에 의해 납치된 뒤 2일 오전 5시 같은 장소에서 풀려났으며 경찰은 4일 밤붙잡힌 용의자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한편 개그우먼 A씨가 김모(36.무직)씨로부터 3년간 상습폭행에 시달려 온 사실이 8일 밝혀졌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A씨의 신고로 8일 김씨를 구속했으며 김씨는A씨 외에도 모 시트콤에 출연했던 동료 개그맨 B(33), C(32)씨 등을 협박해 신체포기각서도 받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경찰에서 "그동안 공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신고를 하지 못했다"며 "나와같은 피해를 입는 연예인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연예인 관련 범죄는 우발적이라기보다 상습적 스토킹과 협박 등 연예인 신분이라는 약점을 악용한 사례가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이상현 교수는 "연예인들이 스스로 명예를 실추시킬까 두려워 신고를 못하고 있는 것이 더욱 큰 범죄로 발전하게 되는 원인"이라면서 "수사과정에서 용기를 갖고 신고한 연예인의 비밀을 보장해 줘야 하고 앞으로도 연예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받아 들여주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