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금융감독위원장은 4일 시중자금이 기업부문으로 원활히 흐를 수 있도록 금융회사의 기업금융 기능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경 밀레니엄포럼 토론회에서 '향후 금융감독정책 방향' 주제발표를 통해 "시장의 신뢰저하로 금융회사의 기업대출 기피현상이 확대될 경우 신용경색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금융회사가 건전성관리 등을 위해 가계대출을 선호하고 있지만 기업금융 부진이 장기적으로는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과 기업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며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기업금융을 저해하는 요인이 없는 지를 종합점검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카드채 시장의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면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하고 "SK글로벌 문제는 채권금융회사와 SK측의 자율적 협의 결과에 따라 처리하고 정부는 개입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감독 당국으로써 SK글로벌의 구조조정이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파급 효과 등에 대해서는 면밀히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신용불량자 문제와 관련, "가계 대출 연착륙과 연체 금액 등 특성에 맞는 신용 회복 지원 제도 활용을 유도하고 홍보와 교육 및 금융회사의 신용평가 능력 제고를 통해 새로운 신용불량자 발생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그동안의 강도 높은 금융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평가한 우리 나라 금융 부문의 국제 경쟁력은 14위에 머물고 있다"며"앞으로도 금융 구조조정과 금융시장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제 발표 이후 포럼 참석자들과의 문답에서 생명보험사 상장방안과 관련, "예전에 논의된 방안들을 고려하지 않고 백지상태에서 다시 검토를 시작했다"며 "법률, 과거에 판매했던 상품, 회계처리 등을 고려해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올해 은행권의 변화는 조흥은행 매각과 외환은행의 자본확충 방식외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오버뱅킹 여부를 은행의 숫자로 판단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쟁체제에서 은행이 수수료 수익을 늘리거나 비용을 줄이는 것외에는 생존 방법이 없다"며 "은행들이 가급적 규모의 경제를 통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김준억기자 leesang@yna.co.kr justdu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