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에 국립 미술창작 스튜디오가 하나 더 생기는 것은 미술인들에게 희소식이다. 미술인들이 공통적으로 당면한 과제는 창작과 전시 공간의 확보. 아직 기반이잡히지 않은 신진일수록 이같은 어려움은 더하다. 정부는 창작공간을 구하지 못해 곤란을 겪는 유망 신진작가들을 위해 창작미술스튜디오를 차례로 건립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서울 창동미술스튜디오가 제1호이고, 오는 11월 준공되는 고양미술스튜디오가 두번째이다. 창동스튜디오의 경우 터 452평, 연면적 453평 건물에 평균 17평 짜리 작업실 14개를 갖추고 있다. 고양스튜디오는 이보다 규모가 더 커서 터가 1천240평에 달하고건물 연면적도 726평에 이른다. 모두 23개의 작업실이 있으며 각 20평이다. 이들 스튜디오 입주작가는 사용료 월 5만원에 불과한 이 번듯한 작업실에서 마음놓고 작품활동을 할 수 있다. 여기에 작업성과를 내보이는 전시실도 확보돼 있다.고양스튜디오의 경우 1인용 침대와 간이 싱크대가 설치돼 숙식이 가능하다. 아쉬운게 있다면 인원이 제한돼 있고, 입주기간도 1년을 원칙으로 한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에는 국립과 공립, 사립을 합해 모두 30개소에 가까운 미술스튜디오가운영 또는 조성되고 있다. 이중 공립은 23개소로 17개소는 현재 운영중이고, 6개소는 조성 단계다. 폐교 등 유휴시설을 활용한 공립 스튜디오는 정부가 전액 예산지원하는 국립과 달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50%씩 부담한다. 사립 스튜디오로는 ㈜쌈지가 운영하는 서울의 쌈지스튜디오와 대유문화재단이조성한 경기도 광주의 경안창작스튜디오를 들 수 있다. 서울 가나아트센터가 전속작가에게 제공하는 가나 아틀리에와 약사 권창호씨가 사재를 털어 설립한 경기도 파주의 하재마을도 사립스튜디오로 분류된다. 1998년 이후 생겨난 공립 스튜디오의 경우, 공간이 지방의 외진 곳에 있기 마련인데다 운영비 조달이 쉽지 않아 기대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다. 사립스튜디오는 소정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다 사용료가 상대적으로 부담스럽고 수용인원이 적어 대부분의 작가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다. 국립 스튜디오는 이같은 현실을 고려해 조성되고 있다. 창동과 고양 스튜디오가서울과 그 인근에 위치해 접근성 문제를 해결했고, 사용료도 저렴해 부담을 덜 수있다. 정부는 이들 시설을 모델 삼아 지원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나아가공립 스튜디오를 각 시.도에 1개씩 세운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미술계는 국가 지원의 스튜디오들이 잇따라 건립되는 것을 반기는 한편 그 혜택이 아직은 일부에 그쳐 아쉽다는 반응도 나타낸다. 창동과 고양을 합쳐도 입주작가가 40명에 못미쳐 선정기준을 놓고 불만이 생길 소지가 있다. 이에 대해 정부측은선정이 공정하게 되도록 다각적인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창작공간과 더불어 전시공간의 제공도 생각할 때가 됐다는 견해가 있다. 두 국립 스튜디오의 전시실은 외부 작가들이 활용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따라서 다수의작가를 위해서는 인사동 등 서울 도심에 국가예산 지원의 복합전시공간을 확보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화가 박진화씨는 "작가가 개인전을 열 경우 대관료, 도록제작비 등으로 보통 500만-1천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면서 "복합전시공간이 생기면작가들의 이런 부담을 크게 덜어줄 것"이라고 말한다.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