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정상화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해외 채권금융기관 일부가 국내 채권단의 법적대응 자제요청을 무시하고 개별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히 주요 해외법인들에 대해 파산 또는 청산신청 등 강도높은 법적조치를 취하고 있어 협상이 순조롭게 매듭되지 않을 경우 해외법인이 현지에서 법정관리 또는 파산절차를 밟게돼 SK글로벌의 경영악화가 우려된다. 17일 채권단에 따르면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최근 SK글로벌 런던법인에 대해 청산신청서를 현지 법원에 제출했다. 국내 채권단은 이에 대해 법률자문사인 클리어리사를 통해 이의제기 등 법적 대응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UBAF(유바프)를 포함한 싱가포르 현지 채권기관들도 싱가포르 법인에 대한 파산신청서를 현지법원에 냈으며 크레딧 리요네는 홍콩법인에 대해 곧 청산신청을 할 예정이어서 주요 해외법인들에 대한 파산 또는 청산신청이 속출할 전망이다. 이에앞서 미국 시티은행은 뉴욕법인의 자산에 대해 가압류 신청을 낸 바 있으며 국민은행 뉴욕 현지법인은 가압류 신청을 냈다가 기각됐다. 채권단 관계자는 "해외채권자들이 통상적으로 가능한 법적 수단을 모두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신청자체가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법률자문사를 통해 필요한 법적 대응을 다하고 있으며 재정자문사인 UBS워버그를 통해서는 해외채권단들을 최대한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탠더드 차터드 뱅크를 중심으로 한 해외채권단 운영위원회(Steering Committee)는 각 채권금융기관에 법적대응을 자제토록 권고하고 있으나 최근 SK글로벌 정상화가 불투명해지면서 해외채권자들의 개별행동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8일 SK글로벌과 1차 협상을 했던 해외채권단은 SK글로벌이 지난 15일까지 그룹 차원의 지원을 포함한 2차 자구계획안을 제출하지 못한데 대해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SK글로벌이 성의있는 자구안을 제시하지 못함에 따라 비교적 긍정적이었던 해외채권단의 분위기가 부정적으로 바뀔 조짐"이라며 "해외채권자들의 움직임을 안이하게 봐서는 안되며 조속히 정상화계획을 마련해 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최윤정기자 merciel@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