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은9일 바그다드 중심부의 장악지역을 확대하기 위해 이라크군과 치열한 도심 시가전을벌이면서 바그다드 북쪽과 남동쪽에서도 포위공격을 개시, 시내 전역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이라크군은 특수공화국 수비대를 중심으로 대거 반격에 나서 치열한 공방전을벌였으나 차츰 미군에 밀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지난 7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 그의 가족에 대한 `조준공습'으로 그가 사망했는지는 불확실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미군 공습으로 바그다드에서 외국기자 3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이 비등해지고 있다. ◇바그다드 포위공격...도심시가전 계속 = 미 제1해병원정군은 바그다드 중심부에서 남동쪽 5㎞ 떨어진 알-라시드 공항을 전날 접수한 데 이어 디얄라강을 넘어 도심으로 진격을 개시했다. 해병대는 이 과정에서 병력 3천여명이 사용할 수 있는 탄약을 노획했고 교도소하나를 장악, 미군 전쟁포로의 것으로 보이는 군복과 화생방복을 발견했다. 뉴욕 타임스는 바그다드 서쪽의 사담 국제공항이 미 제3보병사단의 바그다드 공격 근거지가 됐듯이 알-라시드 공항은 미 해병대 병력의 작전기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군 중부사령부의 빈센트 브룩스 준장은 알-라시드 공항이 "군사적으로 중요"할 뿐더러 이곳을 장악함으로써 이라크 지도부의 탈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 제5군단 산하 병력들도 바그다드 북부로 포위망을 계속 좁혀들어왔다고외신들이 전했다. 바그다드 북쪽에서 미군이 이동하는 것이 목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의 BBC는 시아파 교도들이 주로 거주하는 바그다드 북동부의 사담 시가지로쪽으로 미 해병들이 진격하는 동안 주민들의 환호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바그다드 중심부에서는 티그리스강 서안의 후세인 대통령궁 주궁에 진지를 구축한 미 제3보병사단 병력이 이라크군이 장악하고 있는 티그리스강 동안으로 연결되는알-줌후리야 교량 등에서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미군 에이브럼스 탱크 2대가 이날 아침 대통령궁 북쪽 입구를 빠져나와 알-줌후리야 교량에 진지를 구축하자 이라크군이 강 동쪽 건물에서 일제히 사격을 반격을개시했다. 이라크군은 또 티그리스 강 서안의 주요 교차로를 장악한 미군에 맞서 병력들로가득찬 트럭과 버스들을 동원해 반격에 나섰다. 워싱턴 포스트는 미군이 이라크군의 강력한 반격을 격퇴시겼으며 이 과정에서이라크군 수백명을 사살했다고 보도했다. 미 제101공중강습사단 병력은 알-라시드공항 북쪽의 공화국수비대 사령부에서 이라크측의 반격을 격퇴했다. 이라크군 대변인은 이날 국영TV를 통해 바그다드 주변에서 미 A-10전투기와 F-15전투기 2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 후세인, 미 폭격에서 생존한 듯 = 영국 언론들은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미군의 `조준공습'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것 같다고 정보소식통들을 인용, 이날 보도했다. 가디언은 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 "그(후세인)가 7일 미군의 폭격때 건물안에 있지 않은 것 같다"고 보도했다. 더 타임스도 "영국의 국외방첩부(MI6)가 미 중앙정보국(CIA)에 후세인이 미국의폭격 직전에 바그다드의 피폭된 건물에서 빠져나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영국의 한 정보소식통의 말을 빌려 "우리는 후세인이 그 곳에 도착한것과 같은 방법으로 빠져나갔다"면서 "그가 차로 빠져나갔는지 혹은 지하터널을 이용했는지는 확실하게 알 수 없다"고 보도했다. ◇종군기자.민간인 희생 확산 = 미군이 아랍어 위성방송인 알-자지라의 바그다드 사무실을 미사일로 폭격해 기자 1명이 숨지고 카메라맨 1명이 부상했다. 바그다드 시내의 팔레스타인 호텔도 미군 탱크의 포격을 받아 영국 로이터 통신기자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했으며, 스페인 TV의 카메라맨 1명이 목숨을 잃는 등전쟁을 취재중인 기자들의 희생이 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91년 걸프전 때는 43일의 전쟁기간에 숨진 언론인이 단 한명도없었으나 이번 전쟁에서는 21일째로 접어든 7일 현재 모두 1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이라크전에서는 상당수 언론인들이 미군의 무분별한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는 점에서 전장의 언론 자유와 언론인 신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있다. 한편 바그다드 시내의 교전이 격화되면서 미군의 경우 7일까지 89명이 사망하고155명이 부상했다. 또 7명이 포로로 잡혀 있으며 8명은 실종된 상태다. 영국군 사망자는 3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워싱턴.바그다드.쿠웨이트시티=연합뉴스) 김대영.임상수.옥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