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지난 26일 기업설명회(IR)를 연 성신양회 박찬 사장은 "감회가 새롭다"는 말로 행사를 시작했다. 2000년 채권단의 퇴출기업 심사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일이나 입주도 못 해본 서울 테헤란로 사옥을 팔 수밖에 없었던 일,개인소유 집까지 채권은행에 담보로 내놔야 했던 일 등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고 그는 말했다. 박 사장은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에게 배포된 IR 자료를 수정할 만큼 자신감에 차 있었다. 작년 7백27억원이었던 경상이익이 올해 1천86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자료에는 적혀 있었다. 이에 대해 박 사장은 "상당히 보수적으로 설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올 연말 차입금 규모 3천6백78억원,부채비율 1백22%로 예상했지만 그는 "차입금은 3천억원 수준,부채비율은 1백%에 근접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측은 외환위기 직후 1조원이 넘어 회사 존속마저 위협했던 차입금은 앞으로 3년 후 '제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질문도 없었던 자사주 취득계획까지 밝혔다. 박 사장은 "지난해 하반기 1백억원의 자사주펀드를 조성했는데 올해 추가로 작년 규모 이상의 자사주 소각이나 매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사업기반과 고배당정책의 지속 등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성신양회 주가는 최근 약세장에서도 연초 배당락 이후 60%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박 사장은 "작년 9월 5%의 시멘트 가격인상이 올해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액면 대비 20% 배당을 했다. 향후 배당정책은. "작년 경상이익이 7백27억원이었지만 올해는 1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자연히 배당도 최소한 작년 수준 이상이 될 것이다." -과거 비관련사업에 진출했다가 회사가 위기를 맞았다. 신규사업 진출계획은. "올해는 빚을 갚는 게 우선이다. 과거 코리아정공을 인수했다가 이 회사의 연대보증건 등으로 모회사 자체가 흔들렸던 경험을 잊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잘 아는 사업에만,그것도 확신이 섰을 때만 진출한다는 생각이다." -사실상 과점인 시멘트산업에 새로운 경쟁자가 들어올 가능성은.자체 증설계획은 있나. "시멘트 자체가 저성장산업이다. 현재 1천만?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공정이나 설비 보완은 있겠지만 신규 시설투자 계획은 없다. 일부 외국계 투자기관도 새로운 시장 참여자를 우려하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현 국내 시멘트산업 체제에서 신규 진입이 이뤄지기 위해선 최소한 5백만?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춰야 한다. 5백만? 생산규모의 공장을 짓는데 최소한 5억달러(약 6천억원)가 필요하고 인근에 석회석 광산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대주주가 가지고 있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행사되는가. "내년 8월까지 BW 행사가 가능하다. BW 보유자가 결정할 일이지만 행사된다고 봐야 정석이지 않겠나. 행사시점의 사회분위기나 주가상황 등을 대주주들에게 충분히 인지시킬 것이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