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빅토리아항구의 스타크루즈 전용부두. 13층 높이, 2백68m 길이에 7만6천8백t 규모의 유람선 슈퍼스타 레오가 남중국해의 검푸른 바다로 서서히 빠져 나간다. 13층 갑판에는 다국적 승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멀어져 가는 홍콩만을 바라보고 있다. 3대의 전망용 엘리베이터가 오르내리는 7층 중앙 리셉션장은 승무원들이 승선 환영파티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휴식여행. 슈퍼스타 레오와 함께 한 크루즈여행 시작! 슈퍼스타 레오는 홍콩을 출발, 중국 하이난다오 산야와 베트남 하롱베이를 돌아 다시 홍콩으로 돌아오는 3박4일간 다양한 이벤트로 승객들의 욕구를 채워준다. 9백여석의 대형극장인 물랭루즈와 디스코데크, 쇼룸에서는 매일 밤 라스베이거스 수준의 화려한 쇼와 댄스경연대회가 열리고 카지노에 복권, 빙고게임으로 그 열기를 더해간다. 실내생활이 갑갑해지면 13층 갑판에서 싱그런 바다 내음을 맡으며 골프와 농구, 수영을 즐기면 된다. 세상 돌아가는 것이 궁금하다면 12층 도서관에서 인터넷으로 실시간 뉴스를 검색할 수도 있다. 해외여행에서 가장 힘든 식사문제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호텔수준의 중식, 양식, 뷔페식당에서 하루 6끼 무료식사가 제공되고 6곳의 유료 레스토랑에선 세계 각국의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매주 화요일 열리는 선장 주최의 갈라 디너파티는 선상생활의 백미다. 2천여명의 다국적 승무원과 승객들이 칵테일 파티를 즐기며 만찬을 한다. 여성은 드레스를, 남성은 세미정장을 입어야 하는 약간의 불편함만 감수하면 누구나 파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외국인 승객들과의 자연스런 만남은 덤. 한국인 승객들을 위해 5명의 한국인 승무원이 크루즈에 상주하며 매일 저녁 다음 날 있을 파티와 행사일정 등을 자세하게 담은 한국어판 안내문을 객실마다 배달해 준다. 두 차례의 기항지 관광은 크루즈 여행의 또 다른 재미. 크루즈 승객들만을 위해 꾸민 고품격 관광코스가 준비되어 있다. 중국 하이난다오의 산야는 유럽의 호화 리조트와 골프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화려함을 자랑한다. 얄롱베이 해변가 관광, 골프관광 등 5가지 코스가 마련돼 있으며 이중 한가지를 선택하면 된다. 베트남 하롱베이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자연유산. 3천여개의 군도와 수려한 암석들이 장관을 이룬다. 동굴, 보트관광 등 세가지 코스가 있는데 어떤 것을 선택해도 목선을 타고 신비의 섬들을 둘러볼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번거롭다면 선내에서 파도를 벗삼아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 된다.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면서 가장 원시적인 자유가 주어지는 크루즈 여행이니까. 홍콩=남정혜 기자 jhn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