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시대를 맞아 출산장려책을 적극 검토중인보건복지부가 최근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이루어진 다산왕 선발 대회와 관련,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출산이 필요한 시대이긴 하지만 무조건적인 '다산' 장려는 남아 선호를 부추길우려가 있고 이는 복지부가 추구하는 출산장려의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그이유다. 보건복지부는 17일 이달초 광주광역시 북구청에서 실시한 '2003년 다산왕 선발대회'와 관련, 이런 이벤트는 남아 선호 사상을 인정하고 양성 평등을 저해하는 양상을 띠는 것이라면서 이같은 행사를 자제해 줄 것을 16개 시.도에 당부했다. 복지부는 시.도에 보낸 공문에서 "우리사회의 현실을 감안할 때 이런 사업은 자칫 일반 국민들에게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파급효과를 줄 수 있다"면서 "각 시도는 출산 관련 시책을 추진할 때 양성평등 지향 등 관련 정책을 충분히 검토하라"고 권고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 행사에서 다산왕으로 선발된 1~3위 모두가 7녀1남 또는 6녀1남의 자녀를 둔 집으로 딸만 낳다가 마지막에 아들을 낳은 사례"라면서 "남성 중심적 가족.친족구조가 남아 있는 우리 사회에서 다산은 남아출산을 위한 것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다산왕으로 선발된 여성이 '남편이 장남이라 아들을 낳아야 큰소리 칠 것 같았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듯 다산을 장려하는 것은 최근 정부가 검토중인 출산장려 방향과는 맞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복지부는 저출산 시대를 맞아 출산장려 정책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내용의 보고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주종국기자 sat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