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북한 핵 위기 해소를 위해 조만간 북한과 미국간 직접 대화를 중재할 계획이라고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외무차관이 11일 밝혔다. 북핵 특사 자격으로 지난 달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로슈코프 차관은 "북한 당국은 미국과 직접 대화 의사를 나에게 전달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주요 언론이 보도했다. 그는 "이후 미국측도 북한과 대화 의지를 표명했었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북-미 대화가 왜 아직 이뤄지지 못하고,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지 이유를 밝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로슈코프 차관은 또 "러시아는 곧 북핵 위기 해소를 위한 일련의 조치를 취하는 한편 북-미 대화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 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으나 구체적 대화 중재 방안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어 그는 "필요하면 (북한으로) 추가 여행을 할 수도 있다"고 북한 재방문 의사를 밝힌 뒤 "우리는 북-미간 직접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구상중인 중재안은 북한에 안보 보장 약속과 경제 지원을 제공하는 대신 핵개발 계획을 포기하도록 하는 기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러시아는 그동안 북한의 안전 보장 요구는 나름의 충분한 근거를 갖고 있기 때문에 국제 사회가 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북한은 현재 핵 주권을 강조하며 사태 해결을 위한 북-미간 직접 대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다자간 협상을 고집하고 있어 접점을 찾지 못하고있는 상황이다. 한편 로슈코프 차관은 지난달 18-21일 평양 방문 당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6시여 동안 회담을 하며 북핵 위기 해소 방안을 조율했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