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미7함대 소속 항공모함 키티호크가 동해에 배치됐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외무성 대변인은 28일 미국의 초대형 항공모함 키티호크를 위시한 전투집단(항모전단)이 동해상에 배치됐다면서 "핵문제가 평화적 해결과는 반대로 군사적 충돌의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사도 이날 '위임에 따른 보도'를 통해 "만수역(걸프해역)으로 가게 되어 있던 미해군 7함대소속 초대형 항공모함 키티호크 전투단이 1월 25일 항로를 바꾸어 조선반도 수역에 나타났다"고 말했다.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29일 이같은 주장을 반복해 보도하면서 "조성된 사태는 우리에 대한 선제공격을 결정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이 실천단계에 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키티호크 이동에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데는 F/A-18 전폭기, EA-6B 전자전기 등 80여기의 함재기와 2천t이 넘는 공중 및 지상발사 미사일, 유도무기를 탑재하고 있는 이 항모의 막강한 전투력 때문이다. 또 미국의 항모전단은 기본적으로 이지스 순양함 2척과 구축함 4척을 비롯해 필요에 따라 잠수함으로 구성돼 있는 등 선제공격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중앙통신 보도는 이와 관련, "(미국의)북침전쟁계획에 따르면 이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전투기들은 2~3일내에 제공권을 장악할 사명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일께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橫須) 항구를 떠난 키티호크가 한반도 해상에 배치됐다는 북측의 주장에 대해 주한미군과 군당국은 한결같이 "모르겠다"는 반응을 나타내며 확인을 해주지 않고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키티호크의 한반도 이동 배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들은 지난 93~94년 북핵 사태때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음을 시위하기 위해 항모전단을 서태평양 지역에 배치했던 사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 군사 전문지인 성조지는 지난 23일 미 해군은 키티호크의 이동계획에 대한 공식 언급을 피했다면서 이번 항해가 이라크전의 일환이거나 핵 위협을 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무력시위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sknk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