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케이블 업계의 경영난이 당국의 초고속인터넷시장 영업규제 움직임으로 심화될 전망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넷판은 19일 자금사정이 안좋은 유럽의 케이블 회사들은 엎친데 덮친격으로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가 새로 마련한 초고속인터넷시장독점규제안의 적용을 받게 될 것 같다고 보도했다. EU 집행위의 초고속인터넷 독점규제안은 회원국 규제당국에 케이블 회사 인터넷영업에 대한 단속권을 부여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이는 초고속인터넷시장에서 케이블 회사들이 기존 통신회사들과 대등한 조건으로 경쟁토록 하려는 것이라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유럽의 케이블 운영업체들은 EU의 새 규제안이 확정.시행되더라도 단기적으로는큰 영향이 없겠지만 몇년후에는 인터넷 시장에서의 성장을 위축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EU 집행위는 장차 통신 및 케이블 회사 등의 업종간 구별을 완전히 배제하는 쪽으로 고속인터넷서비스 규제정책을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이와 관련 EU 집행위의 한관계자는 "사용자들이 플랫폼간의 경쟁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기술 중립성을바탕으로 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U 집행위의 고속인터넷서비스 규제정책은 지금까지 기존 통신회사들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에 대해 EU 집행위 규제당국은 역내 통신회사들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득권을 누려왔고 때로는 경쟁업체를 시장에서 몰아내려는 `약탈적 가격결정'(predatory pricing)에 연루되기도 했었기 때문에 불가피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브리티시 텔레콤(BT)이나 텔레포니카 앤드 텔레콤 이탈리아 등 역내 유력 통신회사들은 초고속인터넷 접속 도매시장의 경쟁 촉진을 위해 케이블 회사들에도 비슷한 규정이 적용돼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EU 집행위 통계에 따르면 케이블 등 비(非)전화기술을 합치면 EU역내의 브로드밴드(광대역)는 1천80만회선에 이르며 이 가운데 634만 회선은 기존 통신회사들이갖고 있다. 유럽의 케이블 회사들은 투자재원 부족으로 고속인터넷시장에 뿌리를 내리는데실패했다. 일례로 작년 1∼9월중 영국의 케이블 그룹인 텔레웨스트의 인터넷 부문 매출액은 그룹 전체 매출액 10억파운드(16억달러)의 5%밖에 안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밝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