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동이 오는 23일(이하 현지시간)스위스 스키 휴양지 다보스에서 일주일간의 일정으로 개막된다. '신뢰 구축'이란 주제로 열리는 올해 회동에는 국가원수 및 정부수반 29명과 81명의 각료, 그리고 1천여명의 기업 대표를 포함해 99개국에서 모두 2천명 이상이 참석할 예정이다. 회동 기간에는 국제 테러의 주요 배후 인물로 지목돼온 알 카에다 문제를 비롯해 석유와 정치간 갈등, 세계경제 전망 및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의 충격 등 다양한 주제로 모두 270건 이상의 세미나와 토론회가 이어질 예정이다. 또 서방과 이슬람권의 대화 활성화를 위해 100개 이상의 관련 위원회가 출범될 수 있길 주최측은기대하고 있다. 다보스 회동 관계자들은 그러나 올해의 경우 유엔의 이라크 사찰 보고서가 오는 27일 공식 제출되고 그 다음날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가 발표되는 등 다보스 회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분산시킬 변수들이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있다. 더욱이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세계화에 반대하는 세력을 규합해 출범시킨 세계사회포럼(WSF)이 같은 기간에 열리는 점도 다보스 회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브라질의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WSF 회동을 개막시킨 후 다보스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다보스 회동 창설자인 클라우스 슈왑은 "올해 회동은 유난히 국제사회 상황이 복잡하고 불안정하며 위험 요소가 많은 가운데 열린다"고 말했다. WEF 사무총장인호세 피게레스도 "회동 참석자들의 마음이 국제사회의 여러가지 갈등으로 혼란스러울 것으로 본다"면서 "올해의 경우 세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미국조차 회복세가 미미하다는 점도 참석자들의 마음을 어둡게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다보스 회동에는 미국에서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존 애시크로프트 법무장관이 참석하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을 비롯한 중남미 지도자들, 그리고 처음으로 터키 집권당수인 레세프 야입 에르도간이 동참한다. 반면 서유럽과 중동권 지도층은 예년에 비해 참석폭이 저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인의 경우 네슬레, 셸, 마이크로소프트, 닛산, 소니, 보잉 및 코카콜라 등에서 참석을 통보한 상태다. 다보스 포럼은 통상적으로 참석자의 60% 가량이 기업인이며 따라서 경제 문제에 회동의 초점이 자연스럽게 맞춰져왔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둔화된 가운데 이라크전 위협과 북한핵 및 테러 등 경제외적 변수들이 부각돼 이쪽에 상대적으로 비중이 더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 군경은 최근의 다보스 회동이 반세계화 시위의 목표가 됐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미 이곳에 대한 보안 강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스위스군 책임자는 다보스와 인근에 `비행금지구역'을 선포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정체 불명의 항공기가 진입할 경우 "격추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지난 71년 첫 회동이 열린 다보스 포럼은 9.11 테러를 상기시키는 의미에서 지난해에 뉴욕에서 개최된 것으로 제외하고는 줄곧 다보스에서만 열리고 있다. (제네바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