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이 16일 전격적으로 두루넷 인수 포기의사를 밝히면서 하나로통신의 주가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오후 1시45분 현재 하나로통신은 0.61% 상승, 0.56% 떨어진 코스닥지수에 비해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일단 시장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두루넷의 최대주주인 삼보컴퓨터의 주가는 8% 이상 급락한 상태다. 전문가들도 대체로 두루넷에 대한 출자취소 조치가 현 상황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단기적으로 주가 역시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하나로통신의 사업성,재무구조 등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이같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많다. ◆ 주가희석, 재무구조악화 피했다 하나로통신은 당초 두루넷인수와 관련, 전환사채 발행과 유상증자 등을 계획했으나 이날 인수포기와 함께 이같은 계획을 모두 취소했다. 현 발행주식수의 약 79%에 해당하는 2억3천600만주의 추가발행을 백지화하면서 주가희석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해소한 셈이다. 또 인수자금 마련에 따른 부담과 두루넷 인수에 따른 재무건정성 악화도 피할 수 있게 됐다. 김성훈 동부증권 연구원은 "인수포기로 일단 단기적인 리스크 요인들은 상당부분 해결했다"면서 "1천200억원 이상의 인수자금 소요에 따른 기업가치 하락 부분과 부채가 많은 두루넷의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가 그동안 계속 제기돼 온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정승교 LG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로통신 역시 올해 이익발생 여부가 아직 불투명하고 상환기한이 돌아오는 부채규모도 커 재무구조가 불안한 상태"라면서 "두루넷인수로 인한 부담이 덜어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동양증권은 주가희석 우려와 5천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진 두루넷 부채에 대한 부담이 해소됨에 따라 하나로통신의 주가가 3천500~3천600원 부근까지는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 '장기적' 호재는 아니다 두루넷 포기에 따른 하나로통신의 '득'과 '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국 데이콤의 두루넷인수 여부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데이콤의 주가는 두루넷 인수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면서 2.13% 가량 오른 상태다. 김 연구원은 "LG그룹으로서는 두루넷 인수를 통해 통신부문 사업구상을 '데이콤-LG텔레콤-두루넷' 형태로 완성하고 싶을 것"이라면서 "실제로 이같은 시나리오가 실현된다면 하나로통신으로서는 영업상 타격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파워콤인수에 따른 유동성감소로 데이콤이 두루넷까지 감당하기는 현재 상황에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하나로통신이 KT등 선발업체와의 경쟁에서 계속 고전할 경우 장기적인 주가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동원증권은 "풍부한 자금력과 가입자망을 보유한 KT는 VDSL 공세를 통해 당분간시장점유율을 계속 높여갈 것"이라며 "하나로통신, 두루넷 등 후발사업자는 차입금상환, 투자자금 확보가 더욱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연구원도 "강력한 선발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후발업체들이 서로 특화.공조하는 등 구조조정을 이루는 방법밖에 없다"면서 "구조조정이 요원하다면 하나로통신 등의 주가는 당분간 뚜렷한 상승모멘텀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