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는 지난 91년 미국 주도 다국적군 침공으로인프라 시설들이 대거 파괴된데다 수 년간 유엔 제재까지 겹쳐 국민 다수가 현재 '생존 전쟁'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어서 미국의 공습 재개시 하루만에 도시 기능이 마비될 것이라고 미국 USA투데이가 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국제구호단체 단체들이 최근 내놓은 '전쟁발발 영향 보고서'를 인용,▲12시간내 수돗물 공급 중단 ▲식량 품귀 ▲하수도 시설 파괴에 따른 상수원 오염과 전염병 창궐 등의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구호단체들은 바그다드 일원에 대한 폭격으로 전쟁이 발발할 경우 현지 식.용수와 연료, 식량, 통신 등에 미칠 재앙을 다음과 같이 내다봤다. ▲식.용수 공급 중단 연합군 공군기들이 바그다드 발전시설을 폭격하면 시민 수십만명에 대한 식.용수 공급이 중단된다. 평야지대에 위치한 바그다드는 전기펌프에 의존해 강물을 정화시설로 끌어들이고 있다. ▲전염병 창궐 12시간내 상수도 공급이 끊기면 시민들은 시내를 관통하는 티그리스강의 오염수를 마셔야한다. 또 폭격으로 하수도 시설이 타격을 입게되면 쓰레기들이 상수원 등지로 밀려 들게 되고 이는 전염병 창궐로 이어진다. ▲연료 주유소들의 시민들에 대한 연료 공급이 중단되고 군부는 주유소에 저장된 연료를 탱크 및 전쟁 수행 차량에 우선 공급한다. 이라크는 가정에서 유사시에 대비해연료를 저장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연료부족 사태는 또 정전시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기의 작동도 어렵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식량 이라크 국민 대부분은 정부로부터 매월 한 번씩 밀가루, 우유, 빵 등 식량과 기본적인 생활용품을 배급받고 있다. 정부는 전쟁 발발에 대비해 9월 이후 식량 등 기본물품을 두 배씩 배급, 국민들은 식량 일부를 저장해두고 있다. 그러나 전쟁 발발시 식량 배급이 중단되는데다 농부들도 시장으로 접근할 수 없게돼 식량 및 기초 생활품의 품귀 현상이 빚어질 것이다. ▲통신 91년 걸프전으로 이미 크게 훼손된 전화 등 통신시스템의 마비될 전망이다. 이동전화는 현지에서 찾아보기 힘들며 유엔 기구와 대사관, 일부 정부 관리들은 위성전화 및 워키-토키 등의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구호단체 전쟁 대책 구호단체들은 전쟁 재발로 이라크가 피폐화될 것에 대비해 개당 물 1천600갤런이 들어가는 고무 용기 60개를 마련해 트럭편으로 비상 지역으로 이동시킬 계획이다. 또 유엔아동기금(UNICEF)은 이동식 수질정화시설을 수입해 전쟁지역에서 물을 공급할 계획이다. 국제적십자사는 최근 현지 의료시설에 외상(트로마) 진단 세트 수천개를 공급했다. 아울러 현지 운전사들이 전시 상황에서 위험 지역으로의 이동을꺼릴 때를 대비해 달러화도 보관중이다. ▲펜타곤, 구호단체 보고서 내용 일축 미 국방부는 그러나 구호단체들이 내놓은 '절망적인 상황' 예측 보고서에 대해 "91년 전쟁시만해도 정교한 타격을 유도하는 스마트탄 사용률이 약 10%에 불과했으나 이번엔 약 80%로 크게 늘어나는 등 첨단장비의 발달로 민간인 사상자와 인프라시설 파괴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본다. 미국은 또 이번 전쟁이 쿠웨이트 침공군 격퇴를 목적으로 했던 걸프전과 달리 사담 후세인 대통령 축출을 위한 것인만큼 인프라 시설 대거 파괴시 향후 들어서게 될 친미 정권에 재건작업의 부담만 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펜타곤은 또 후세인 대통령이 궁지에 몰리게 되면 발전시설이나 식량 및 유류 저장소 등을 파괴한 후 책임을 미국에 돌릴 수 있는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반면 구호단체 관계자들은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미 국방부의 주장들에대해 "외무부와 국방부 등 스마트탄 공격 목표들이 대부분 인구가 밀집한 바그다드 중부에 위치해 있다"며 펜타곤측 주장을 일축했다. (서울=연합뉴스) 홍덕화기자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