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장들의 신년사에서 으뜸 화두는 '대형화'와 '비이자부문 수익 확대'였다.

은행장들은 올해도 금융회사간 인수·합병이 활발히 진행되고 대형 은행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경기 둔화와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책 등으로 대출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판단,비이자수익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덕훈 우리은행장은 신년사에서 "시장지배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아야 하는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까지는 예대마진 위주의 영업에 치중하면서 위험관리를 중시하는 1단계 성장전략을 추진해왔다"며 "앞으로는 업무영역을 확대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리스크가 없는 수수료 등 비이자수익 비중을 대폭 늘려 나가는 2단계 성장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인호 신한은행장은 조흥은행과의 합병을 염두에 둔 듯 "올해 은행권은 자발적 구조조정으로 몇개의 대형 은행으로 재편되는 역사적인 전환기를 맞을 것"이라면서 "그 변화의 중심에 신한은행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과 관련해서는 "고액자산가,비외감법인,SOHO 같은 틈새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지난해 서울은행 합병으로 국내 3위로 올라섰지만 우리의 목표는 여기에 멈추지 않는다"며 "올해는 자산규모 1백조원을 돌파해 세계 1백대 은행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저원가성 자금과 SOHO 고객을 유치하는 것을 올해 핵심 영업과제로 삼았으며 방카슈랑스,투자개발업무,증권예탁업무 등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주 조흥은행장은 "앞으로 비은행권과 IT 업계의 은행업무 진출 등으로 경쟁의 양태가 더욱 다양화될 것"이라며 "기존의 경쟁구도에서 탈피,혁신적인 사고와 접근태도로 새로운 수익기회를 찾아내고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차별화된 CS(고객만족)경영을 위해 6시그마 도입 등 서비스 품질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강원 외환은행장은 "외환부문에서의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면서 가계부문 영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외환은행이 처한 상황을 '위기' '생존' '기회'로 요약한 뒤 "위기 극복,생존 확보,기회 포착은 오직 고객의 선택과 신뢰를 받을 때만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